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 안용찬(60) 전 애경산업 대표가 또다시 구속의 기로에 놓였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10시30분 319호 법정에서 안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낸 안 전 대표는 ‘판매만 했다고 해서 책임이 없다고 보나’, ‘위해성 자료를 받은 적이 없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996년부터 지난 2017년까지 애경산업 대표 이사를 지냈다. 그는 지난 2002녀부터 2011년까지 CMIT·MIT를 원료로 한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했다. 가습기 메이트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필러물산에 하청을 줘 만들고 애경이 받아 판매한 제품이다. 

이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임은 법정 앞에서 “안용찬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안 전 대표의 구속을 촉구했다. 

안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이번이 두 번째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안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법원은 “제품 출시와 관련한 피의자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 및 그 정도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 범위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다만 검찰은 애경산업이 제품 제조 과정에서 SK케미칼과 긴밀하게 소통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안 전 대표와 같은 혐의를 받는 애경산업의 전직 임원 백모·전모씨, 이마트 전 임원 홍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도 함께 진행했다. 

이들의 구속여부는 이르면 이날 발표될 전망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