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대림동 여경 폭행 영상’을 두고 연일 소란스럽습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여자 경찰(여경)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비판은 급기야 ‘여경 무용론’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여경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탄받고 있다는 반박이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논란은 지난 15일 불거졌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림동 여경 폭행’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습니다. 영상에는 지난 13일 서울 구로구의 한 술집 인근에서 만취한 중국인 동포 2명을 제압하는 경찰관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남자 경찰(남경)은 중국인 동포 A씨가 뺨을 때리자 팔을 비틀어 제압했습니다. 이후 수갑을 건네주려고 여경이 남경에게 다가가자 A씨와 함께 있던 또 다른 중국인 동포 B씨는 여경을 밀쳤습니다. 영상 속에는 여경이 뒤로 밀려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영상 공개 이후 여경이 힘이 약한 탓에 주취자를 제압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팔굽혀펴기 등 체력검사를 더 엄격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 의원은 “한국 여경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체력 검사 기준부터 아시아권의 보편적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한국 여경은 팔굽혀펴기 과락이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 방식으로 10회다. 같은 동양권인 일본의 후쿠오카 여경은 ‘정자세 팔굽혀펴기’로 15회 이상을 해야 합격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단편적 사건을 가지고 여경을 무능하다고 단정 짓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남자 경찰관도, 무술 유단자라 하더라도 취객 한 분을 혼자서 제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며 “그것(주취자 제압)만을 따로 놓고 해당 경찰관에 대한 자격 유무라든지, 또는 이것을 확대시켜 여성 경찰관 전체로 (자격 유무 논란을) 확대시키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경찰은 지난 17일 동영상 원본을 공개하고 “남자 경찰이 피의자를 제지하는 동안 여경이 무릎으로 다른 피의자를 제압해 여경 대응이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경찰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여경 선발 비율을 낮춰달라는 청원까지 여럿 올라왔습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여경은 인신공격성 댓글을 견디다 못해 누리꾼을 고소한 상태입니다.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여경들의 자격과 존재 의의까지 비난하는 게 온당한 걸까요. 섣부른 판단은 아닐지 우리 함께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