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 면세점 개점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향후 기내 면세점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류·화장품 등 주 판매 품목이 겹쳐 기존 기내 면세점의 수요를 얼마나 흡수해 오는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31일 오후 2시 에스엠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는 각각 인천공항 제1여객 터미널과 제2여객 터미널에 입국장 면세점 운영을 시작한다. 1터미널 면세점은 동편과 서편에 한 개씩 380㎡(각 190㎡) 규모로 들어서며 2터미널은 중앙에 한개(326㎡)가 들어선다.
판매 품목은 화장품, 향수, 술, 포장식품, 피혁제품, 스포츠용품, 완구류, 전자제품, 음반, 기념품 등이다. 면세율이 높은 담배와 검역이 필요한 과일, 축산 가공품 등은 판매하지 않는다. 구매 한도는 내·외국인 구분 없이 1인당 600달러다. 출국 때 구입한 면세품이 있다면 입국 때 구입품과 합산된다.
업계에서는 주류와 화장품이 입국장 면세점의 주력 품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입국장 면세점의 연 매출을 총 1062억원으로 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향수·화장품 품목이 64.7%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내 면세점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그간 해외여행을 마친 여행객들은 기내 면세점에서 술과 화장품을 주로 구매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류 같은 무거운 중량의 제품을 귀국길에 살 수 있다는 장점 등 입국장 면세점이 편의성에서 앞서있는 만큼 상당수 고객이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주류 매출에서 큰 타격이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기내 면세점 매출을 살펴보면, 각각 1542억원, 902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기내 면세점 매출 상위 5위권 중 3개가 발렌타인, 로얄샬루트, 조니워커 등 주류다.
이에 항공사 역시 입국장 면세점과의 경쟁을 앞두고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다양한 할인 이벤트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입국장 면세점과 기내 면세점의 승부처는 가격과 상품 구성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시내 면세점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기내 면세점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입국장 면세점의) 흥행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경쟁력을 갖춘다면, 술과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기내 면세점에서 입국장 면세점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