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방에서 막고 또 막았다. 이광연(강원)이 한국 축구 차세대 ‘거미손’으로 떠올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네갈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3-3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했다. 한국은 지난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 이어 36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3골씩 주고받는 난타전 속에서 수문장 이광연의 선방쇼가 빛을 발했다. 연장전 포함 120분 동안 세네갈이 때린 유효 슈팅 7개 중 4개를 막아냈다. 이광연은 승부차기에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선방을 이어갔고 한국의 극적인 승리를 가져왔다.
이광연은 1-1 동점이던 후반 31분 수비진이 페널티킥을 허용한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 이브라히마 니안의 슈팅을 막아내 기세를 올렸다.
니안이 슈팅하기 직전에 이광연이 골라인에서 발을 먼저 뗐다는 사실이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의 분석을 거쳐 밝혀지며 무효화됐고, 결국 다시 시도한 페널티킥으로 실점했지만 이광연의 판단과 선방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연장전이 종료된 뒤 접어든 승부차기. 1, 2번째 키커 김정민과 조영욱의 연속 실책으로 벼랑에 몰린 상황에서도 이광연은 의연했다. 오히려 웃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광연은 세네갈 3번째 키커의 실축이 나온 뒤, 4번째 키커 디아 은디아예와의 맞대결에서 슈팅 방향을 정확히 읽고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냈다.
이광연의 선방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대표팀은 나머지 키커들이 모두 골을 성공시켰다. 반면 궁지에 몰린 세네갈은 다섯 번째 키커 카벵 디아뉴마저 실축하며 주저앉았다.
이광연은 골키퍼지만 신장이 184cm로 작다. 하지만 뛰어난 상황 판단과 민첩성을 앞세워 대표팀 주전 수문장 자리를 꿰찼다.
이광연은 오는 12일 에콰도르를 상대로 결승행에 도전한다. 이광연이 이날 경기처럼 든든하게 버텨준다면 결승 진출도 불가능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