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혹사 논란에도 90분 동안 꿋꿋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오히려 경기를 즐기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손흥민은 호주전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선발로 나섰다.
손흥민은 최근 혹사 논란의 중심에 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평가전과 리그 일정 등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손흥민이 출전한 경기는 무려 70경기에 이른다. 혹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치른 손흥민을 이번만큼은 대표팀에 차출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오히려 대표팀을 ‘행복’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혹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 몸 상태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내 목표는 최대한 대표팀에서 오래 활약하는 것”이라며 책임감을 보였다.
이날 열린 이란전에서도 손흥민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이란 골문을 겨냥했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14분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코너킥을 올렸고 40분엔 골키퍼 선방에 막혔으나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다. 이밖에도 2선까지 내려와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해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유효 슈팅을 때렸다.
지칠 법도 한데 손흥민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경기를 즐기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전반 22분 슈팅 뒤 팔을 휘저으며 관중들의 함성을 유도했다. 상암을 채운 6만 여명의 관중들이 일제히 소리를 질러 데시벨 측정기가 110까지 치솟았다.
손흥민은 이제 지난 1년 여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휴식을 취한다. 당초 기초군사훈련이 예정돼있었으나 다음해로 미루고 재정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상암ㅣ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