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의 ‘노쇼 사태’에 해외 언론의 눈길이 모이고 있다.
지난 26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의 친선전에 ‘45분 이상 의무 출전’하기로 돼있었다. 하지만 이날 그는 경기 내내 벤치만 지켰고 경기 종료 뒤에는 인사도 없이 라커룸으로 사라졌다. 앞서 예정돼 있던 팬 사인회도 컨디션 관리를 이유로 거부했던 그여서, 국내 축구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해외 언론도 호날두 ‘노쇼 사태’에 집중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유럽 구단들이 아시아를 돈벌이 수단으로 본다는 생각에 힘을 실어줬다”며 유벤투스 구단과 호날두를 비판했다.
미국 매체 야후는 30일(한국시간) AFP 통신을 인용해 “호날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한국 축구 팬 6만5000여 명을 무시했다. 분노한 팬들은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의 이름을 불렀”고 보도했다.
이어 “2000명 이상의 한국 축구 팬들이 집단 소송에 나서고 있다. 빠른 시일 내로 구체적인 보상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들도 이번 사태를 다뤘다.
이탈리아 유력 매체인 디 마르지오는 29일(한국시간) “한국에서 위약금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법적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벤투스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일 비안코네로는 유벤투스의 내한이 재앙과도 같았다고 표현하면서 “한국 축구 팬들에게 킥오프 지연과 악몽 같은 시간을 줬다. 호날두까지 결장하면서 팬들의 불만이 터졌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스페인의 아스 등도 호날두 미출전의 내막을 상세히 다루면서 유벤투스가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다가 문제를 일으켰다는 주최 측 입장을 전했다.
반면 중국 언론은 국내 축구팬들이 호날두를 화나게 했다며 그를 옹호하고 나섰다.
시나스포츠는 29일 “한국의 팬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알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호날두가 사과할 이유는 없다”고 보도했다.
시나닷컴은 30일 “한국 관중들과 팀 K리그 선수들의 행동이 호날두 입장에서 도발로 비춰졌을 것”이라며 “그런 것이라면 호날두가 어떻게 사과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호날두는 내한에 앞서 중국에서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당시 풀타임을 소화했고 각종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중국을 떠난 뒤엔 SNS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