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운동, 유니클로 ‘공든 탑’ 무너진다

日 불매운동, 유니클로 ‘공든 탑’ 무너진다

기사승인 2019-08-06 01:00:00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타깃으로 꾸준히 거론되면서 국내 의류시장 점유율 1위 유니클로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유니클로 종로3가점은 10년간의 영업을 종료하고 문을 닫는다. 현재 유니클로 종로3가점이 입주한 5층 건물에는 ‘임대 1, 2, 3층 207평’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유니클로 측은 계약이 만료됐을 뿐 불매운동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이전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으로 인한 매출 감소로 매장을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현재 유니클로 관계자는 종로3가점에 대해 "불매운동이 아니라 계약 만료로 인한 폐점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라며 "매장 이전 문제는 내부 사항으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한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임대기간이 끝나면 인근에 점포를 옮겨 영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면서 “유니클로가 따로 언급이 없는 걸 보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 따른 지점 매출 감소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귀띔했다.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 유니클로 매장도 현재 리뉴얼을 이유로 셔터를 내리고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유니클로가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할 것을 고려해, 아이파크몰 매장 규모를 줄이거나 폐점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지난 2011년 4월 문을 연 유니클로 아이파크몰점은 720평 규모로 백화점, 쇼핑몰에 입점한 유니클로 중 국내 최대 규모였다. 오픈 당시 주말에만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유니클로는 지난해 매출 1조3732억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바 있다. 2013년부터 작년까지 국내 의류 브랜드를 통틀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SPA 브랜드인 스파오, 탑텐, 에잇세컨즈의 매출을 다 합쳐도 7000억원에 불과해, 유니클로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유니클로 내부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 한 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0%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유니클로의 추락은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오자키 다케시 재무책임자(CFO)의 실언이 결정적 단초가 됐다. “한국 불매운동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폄하성 발언을 했던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후 한국 수입·판매업체 대표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두 번이나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정작 일본 본사 측이 사과에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반쪽 사과’라는 비판이 사그러들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국민적 공분이 유니클로 하나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무인양품, abc마트, 데상트 등이 제 2의 유니클로로 꼽히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일본 불매운동의 열기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탓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0~20대가 주 고객층인 abc마트나 데상트는 아직까지 매출이 견고한 걸로 안다”면서도 “오는 광복절 이후까지 고려하면 이들 브랜드까지 분명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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