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축평원)이 쇠고기 등급제도 시행 20년을 맞아 그 간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축평원 측은 등급제가 품질에 따른 가격 차별화를 촉진해, 한우 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쇠고기 등급제가 본격 시행된 지난 20년간 한우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한우 전체, 원/kg)은 98년 7049원에서 18년 1만7772원으로 152% 증가했다.
특히, 최상위등급과 2등급 간의 경락가격(거세우, 원/kg) 차이는 98년 746원에서 18년 5545원으로 643% 증가해 품질에 따른 가격 차별화가 진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축평원 측은 등급간 가격차별화가 진전됨에 따라 생산단계에서도 고급육 생산을 위한 종축개량과 사육기술 향상성과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축평원에 따르면, 한우 평균 도체중량은 98년 288kg에서 18년 403kg으로 115kg(40%)가 증가했고, 최고급 부위인 등심 단면적은 98년 70㎠에서 ‘18년 89㎠으로 19㎠(27%)가 증가했다.
평균 도체중 등 품질등급의 상승은 축산농가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했다고 축평원 측은 강조했다.
한우 거세우 마리당 조수입은 98년 2490원에서 18년 8230원으로 231% 증가했고, 마리당 조수입에서 경영비를 제외한 소득도 321천원에서 1222원으로 281% 증가했다.
쇠고기 등급제도는 소비단계에서도 적정한 거래지표를 제시하고, 식육에 대한 세분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데도 도움을 줬다.
축평원은 "쇠고기 등급제 정착은 유통체계를 투명화하고, 다양한 구매지표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들의 알 권리 충족과 국내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성 향상을 견인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마블링 위주의 기준에 따라 20년 동안 유지된 쇠고기 등급제도는 한우 가격 상승의 주범일 뿐 아니라 과도한 육류 지방 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농가들은 고기 지방 함량을 높이기 위해 소를 살찌우고자 곡물 사료를 더 많이 먹이고, 이로 인해 생산비도 덩달아 증가했다.
최근 들어서는 기름진 부위보다 마블링이 없는 고기를 선호하는 등 소비자 입맛도 다양해지면서 결국 올해 12월부터 새 등급제도가 시행된다. 축평원에 따르면, 새 기준은 쇠고기 마블링 기준을 일부 낮춰 소비자 기호 변화를 반영하고 출하 월령 단축 등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뒀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