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절반이 이상지질혈증이다. 남자의 경우 10명 중 6명, 여자는 10명 중 4명이 가지고 있는 흔한 병이다. 콜레스테롤이 쌓여 동맥경화가 심해지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 생명에 직결되는 심각한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콜레스테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오는 4일 '콜레스테롤의 날'을 맞아 고지혈증 관리방안에 대해 짚어봤다.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은 무엇?
콜레스테롤, 인지질 등 지질세포는 몸 속 세포들의 피부라 할 수 있는 세포막을 이루고 여러 호르몬들을 합성하는데 꼭 필요한 중요한 성분이다. 또 중성지방 및 지방산들은 몸의 조직과 세포들의 에너지로 중요하게 사용된다.
지질 성분들은 음식에 포함되어 몸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식사와 상관없이 간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등장한 지질들은 단백질들이 버무려진 입자 알갱이에 흡수되어 혈액에 녹아 들어가고 혈관을 통해 우리 몸 속을 돌아 다닌다.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등을 조직과 세포로 열심히 실어 나르는 VLDL(초저밀도 지질단백질), LDL(저밀도 지질단백질)과 같은 지단백들이 있고, 반대로 조직과 세포에서 쓰고 남은 지질을 쓸어 담아 간으로 실어 나르는 HDL입자들이 같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지질성분들은 왜 심장혈관병을 일으키게 될까. 한기훈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원인은 두 가지다. VLDL, LDL과 같은 입자들이 너무 넘쳐나 유조차처럼 조직과 세포로 배달되기 전에 혈관에 흘러 넘쳐 버리면 혈관에 지질이 쌓이게 되고 혈관이 좁아진다"며 "다른 가능성은 마치 청소차처럼 남은 지질을 쓸어 담아야 할 HDL(고밀도 지질단백질)입자들이 모자라서 혈관 청소가 되지 않아도 혈관이 쌓여가는 지질에 의하여 좁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높다면 위험
콜레스테롤 수치 또는 중성지방 수치가 (또는 두 가지가 모두) 높게 측정되었다면 고지혈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고지혈증이라고 할 때에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는 200mg/dl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고지혈증 또는 이상지혈증이 무서운 이유는 이로 인하여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동맥경화로 인하여 협심증, 심근경색증 또는 뇌졸중 등의 질병이 발생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 또는 중성지방의 혈액수치가 높을수록, HDL수치가 낮을수록 동맥경화증의 위험은 수배 이상 증가한다.
고지혈증은 일생을 두고 조절치료를 해야 하는 병이다. 먼저 본인이 고지혈증이 있는지를 아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고지혈증 자체의 증상은 없으므로 반드시 피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연령이 높거나, 기타 고혈압, 당뇨, 흡연, 비만 등의 심장병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부모가 고지혈증이거나, 이미 심장병을 앓은 적이 있다면 반드시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및 HDL 수치의 체크를 해보아야 한다.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으로 조절 가능
어떤 경우의 고지혈증은 약 없이도 조절이 된다. 식이요법, 운동요법을 열심히 하면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혈액 수치를 15~20%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식이요법으로는 하루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300mg 이하로 줄이며, 중성지방이 증가되어 있는 경우에는 탄수화물이나 동물성 지방 섭취와 함께 하루 섭취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이 권장된다. 이 식이요법은 처음에 영양사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상당수에서 식이요법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운동요법으로는 일주일에 3회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씩 조깅 정도의 운동이 권장되고 있으며, 이는 특히 중성지방의 감소와 HDL의 증가에 도움이 된다. 이외에 이차적인 원인의 제거로 당뇨병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혈당의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며, 지나친 음주를 삼가고 금주나 소량의 음주(하루에 소주 2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다만, 대부분의 고지혈증 환자는 비약물요법을 3~6개월간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기간 동안 비약물요법에도 혈청 지질 수치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약물요법을 사용하게 된다.
◇고지혈증 극복하는 건강한 생활습관
▶정상 체중을 유지합니다= 비만 및 과체중인 경우 체중감량 시 혈액 내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감소된다. 따라서 적정수준의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에너지 섭취량를 조절한다. (현재 체중의 5~10%만 줄여도 이상지질혈증이 개선된다.
▶총 지방 섭취량이 과다하지 않도록 합니다=지방은 총 열량의 3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식물성 기름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조리 시 튀기거나 부치는 대신 굽기, 찜 혹은 삶는 방법을 선택한다.
▶포화지방 섭취를 제한 합니다= 포화지방은 혈중 LDL 콜레스테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식사 요인으로 육류의 지방(소고기, 돼지고기), 가금류의 껍질, 육가공식품(소세지, 베이컨, 햄), 유제품(치즈, 크림 등), 팜유(프림, 라면, 과자류)등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트랜스지방 섭취를 피합니다= 트랜스지방은 혈액 내 중성지방은 높이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마가린, 쇼트닝을 사용한 식품 (팝콘, 패스트푸드, 감자튀김, 크로와상, 도넛, 페스츄리 등) 및 높은 온도에 오랜 시간 처리된 기름에도 많다.
▶콜레스테롤의 과다한 섭취는 주의합니다= 콜레스테롤의 섭취가 포화지방과 트랜스 지방에 비해 혈액 내 LDL 콜레스테롤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에 따라 다르고, 다양하므로 과다한 콜레스테롤 섭취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육류의 내장, 갑각류, 오징어, 장어, 달걀노른자 (하루 1개 이상) 등의 과다 섭취는 피하도록 한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과다하지 않도록 하고, 단순당 섭취를 줄입니다= 밥, 고구마, 떡, 국수, 빵 등 곡류 인한 탄수화물의 과다 섭취나 과일, 설탕, 꿀, 물엿 이나 사탕, 케이크, 콜라, 사이다 등 단순당의 섭취는 체중 증가뿐 아니라 혈액 내 중성지방 수치를 높인다
▶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를 합니다= 섬유소는 체내의 콜레스테롤과 지방의 배출을 도와준다. 섬유소는 잡곡, 콩류, 채소류, 해조류, 과일에 풍부하므로 이를 충분히 섭취한다.
▶술은 되도록 삼갑니다=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혈액 내 중성지방 수치를 높인다. 하루 1~2잔 이하로 조절하도록 하며,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의 경우 금주한다.
▶통곡 및 잡곡류, 두류, 생선류, 채소류가 풍부한 식사를 합니다= 이러한 식사는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비타민, 무기질(칼슘, 포타슘, 마그네슘),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므로 고혈압뿐만 아니라 당뇨, 심장질환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