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탄력을 받고 있다.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소환 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모펀드’ 의혹의 키맨으로 불리는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36)씨는 검찰에 구속됐다.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조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구속의 필요성과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이 소명됐다”며 “전체적인 수사 경과 등에 비춰 도망 내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소유주로 지목돼 왔다. 이상훈 코링크 PE 대표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하고 허위공시를 통해 주가 부양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WFM과 웰스씨앤티 등 투자기업 자금 50억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정 교수와 두 자녀, 조 장관의 처남 정모씨와 두 자녀 등 6명은 코링크 PE가 운용하는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14억원을 투자했다. 처남은 코링크 PE에 5억원의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검찰은 코링크 PE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장관의 영향력을 이용해 2차 전지 등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사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려 했다는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같은 날 조 장관의 딸 조모(28)씨를 소환해 ‘논문·인턴 특혜’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조(28)씨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허위·과장 의혹이 제기된 각종 인턴 증명서 발급 과정, 고려대 생명과학대학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물었다.
조(28)씨는 고등학교 재학 당시인 지난 2007년 7~8월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했다. 이후 지난 2008년 12월 의학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10학년도 고려대 입시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기재됐다.
검찰은 조(28)씨의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서류에 기재된 한국과학기술원(KIST) 인턴십과 동양대학교에서 받은 표창장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턴십과 표창장 수여 등에 모친인 정 교수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모펀드 의혹과 자녀 관련 의혹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정 교수의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교수는 사모펀드 투자를 주도하고 운용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WFM으로부터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자문료 명목으로 1400만원을 받고 회사 경영에도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다만 조 장관 측은 “주식 전문가인 조씨의 소개를 받아 사모펀드에 투자했을 뿐 투자처를 몰랐다”며 “코링크 PE에서 조씨의 역할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해명해왔다. 자문료도 영어교육 관련 사업 전반을 점검해주며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 입시와 관련해서도 정 교수의 역할이 컸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단국대 인턴은 조(28)씨와 당시 같은 고등학교에 다닌 자녀를 둔 장영표 단국대 교수가 주관한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장 교수의 아들은 조 장관이 소속됐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다. ‘인턴 품앗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장 교수의 아들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제대로 된 인턴을 하지 않고 활동 증명서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KIST 인턴은 정 교수의 동창인 KIST 소속 이모 박사가 연결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 측은 조(28)씨가 고려대 입시 당시 논란이 된 단국대 의학 논문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고려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압수해 간 지원자의 증빙자료에 해당 논문이 기재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사 pth@kukinews.com,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