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한미동맹’ 여야 안보공방…조국 없이도 청문정국 ‘여전’

‘한반도 비핵화’‘한미동맹’ 여야 안보공방…조국 없이도 청문정국 ‘여전’

기사승인 2019-09-28 01:00:00


여야는 27일 국회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미동맹과 한반도 비핵화 등 안보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는 지지부진한 북핵폐기와 지소미아 파기로 인한 한미동맹 균열을 지적, 일부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국형 핵무장’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권은 북핵 협상을 낙관하며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울러 출석 대상이 아닌 조국 법무부 장관을 거론, 전날 불거진 압수수색 현장 검사와의 통화 논란을 문제삼는 등 사퇴 압박을 이어갔다.

◇ 野 “한국형 핵무장”“지소미아 종료, 자살행위” 등 안보공세…與 “北비핵화 함께 만들어가야”=여야는 특히 문재인 정부 안보관 및 성과에 대해 각각 다른 평가를 내리며 충돌했다.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핵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이라는 우리 민족의 명운이 걸린 최대의 안보 현안”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외교 안보 무능과 아마추어 포퓰리즘으로 북한의 비핵화는커녕 핵 보유만 기정사실화 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 커져가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북한은 핵무력 국가완성을 선언하였으나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 완화-보상이라는 반복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지난 30년동안 말폭탄만 늘어놓았다”며 “지난 30년 동안 남북한은 핵폭탄 대 말폭탄의 대결이었다”고 했다.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도 “비핵화는 이미 물건너갔다”며 “북한의 핵과학자가 2000명이 있다. 또 거기에 딸린 기술자가 1만명이 있다. 그걸 어떻게 비핵화하나. 저는 핵동결로 본다”고 부정평가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로 인해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6‧29 한미정상회담 합의사항에 ‘한미양국은 정보공유‧고위급 정책협의‧종합훈련 등 3국(한미일) 안보협력을 위해 일본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돼있다. 지소미아 파기로 약속을 우리가 깬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강한 불만 표시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국형 핵무장’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원유철 의원은 “북한 핵 폐기를 하는 우리의 노력, 미북간의 회담이 실패로 돌아갔을 경우 한미연합사가 핵을 공유하는 한국형 핵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김중로 의원도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핵은 핵으로만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핵을 안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성과를 호평하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주장, 나아가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종걸 의원은 “(한미정상이) 회담 중 최근 북한의 대화재개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정신이 분명히 유효하다고 했다”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에서도 말씀을 나눴고 한미동맹의 지속 강화를 재천명했다”고 호평했다.

민홍철 의원도 “북핵 관련 북미회담과 관련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가 좀 있다. 또 북핵회담을 향한 실질적 진전을 위한 방안, 또 새로운 방식이 논의된 걸로 분석을 하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거나 비관적으로 견해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나 희망은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 ‘조국 없는 조국 청문회’…“해임건의 용의 없나” vs “검찰수사 과해”=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야권과 엄호하는 여권의 설전은 이날도 이어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전날 조 장관이 질의 답변 과정에서 자택 압수수색 당시 검찰 관계자와 통화한 사실을 인정한 것에 대해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국무위원들에게는 조 장관 해임을 건의할 것을 촉구했다.

원유철 의원은 이낙연 총리에게 “최대 국정 현안은 조국이다. 조국 블랙홀이 대한민국 모든 국정의 현안을 빨아들이고 있다”며 “총리가 이런 사태를 빨리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지 않나”라고 물었다. 심재철 의원도 “임명 재청을 잘했다고 생각하느냐 못했다고 생각하느냐”며 “국민들의 분노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냐”고 비판했다.

정진석 의원은 문 대통령의 ‘대검찰 메시지’를 문제삼으며 “일종의 사법방해이고 검찰의 중립성 훼손하는 직권남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조국 사태는 국론적 공분을 사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의 편에서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조 장관을 둘러싼 검찰 수사와 관련,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주길 바란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국무위원과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의 수사가 과도하다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이낙연 총리는 ‘조 장관과 검사의 전화통화가 지휘‧감독권의 부적절 행사로 보나’라는 이종걸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휘감독했다고 해석하진 않는다”며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해의 여지가 있다는 점은 아쉽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리는 “형법 123조는 자택 압수수색의 경우 주인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하고 있는데 개인의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돼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시간이나 압수수색이 계속됐다고 하는 것은 과잉 금지의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충분하다”며 검찰의 수사에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종걸 의원은 “당시 조 장관의 통화 요구에 현장 검사는 거부없이 전화를 받았고 11시간에 걸친 이례적 압수수색을 했다. 압력을 느꼈다고 생각할 상황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검찰이 정치적 행위를 한 ‘언론 플레이’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나”라고 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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