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 40대 여성, '하지정맥류'에 주목하는 이유는?

임신·출산 40대 여성, '하지정맥류'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9-10-05 04:00:00

#최근 아들의 여덟 번째 생일을 맞아 산후조리원 동기들과 파티를 연 이주은(45·가명)씨는 왼쪽 다리에 도드라진 혈관 고민을 털어놓았다. 점점 아래쪽으로 퍼져가는 혈관이 마치 구불구불한 지렁이 같아 스트레스가 심해진 것. 이 씨는 “처음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육아가 힘들어서 ‘힘줄이 튀어나왔나 보다’라고 생각했으나 허벅지부터 무릎 아래까지 튀어나온 것을 보고 심각함을 느꼈다”라며 “늘 다리가 피로하고 쑤시는 느낌이 있어 곧 병원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빨갛고 파랗게 도드라진 실핏줄과 울퉁불퉁한 피부로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하지정맥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정맥류는 혈액을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려 보내주는 판막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장에서 종아리로 내려간 피가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역류해 부풀어 오르면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양상을 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국내 하지정맥류 환자 18만 4,239명 중 여성은 12만 5,169명으로 전체의 68%다. 특히, 여성 하지정맥류 환자 10명 중 8.2명은 40대 이상(10만 2997명)으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이들이 많다.

여성들은 호르몬(에스트로겐)이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임신을 하게되면 자궁이 커지고 체중도 부쩍 증가하며 혈관에 큰 압력이 가해진다. 임신과 출산으로 판막이 손상된 경우, 5~10년에 걸쳐 서서히 기능을 잃어 40대 이상 여성에게 하지정맥류가 나타나기 쉽다. 

하지정맥류는 간단한 방법으로 자가진단해볼 수 있다. ▲혈관이 돌출되어 있다 ▲밤에 쥐가 난다 ▲다리가 무겁다 ▲다리가 쉽게 피곤해진다  ▲다리가 가끔 가렵다 ▲다리가 아침보다 오후에 붓는다  ▲발바닥이 저린 듯한 통증이 있다 ▲다리가 터질 것 같다 등 8가지 항목 가운데 3가지 이상 해당한다면 의사의 진단이 필요하다.

광주 미래로 21병원 흉부외과 오정우 원장은 “40~50대 환자들은 하지정맥류를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증상’으로 생각하거나 수술에 대한 막연한 걱정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하며 “하지정맥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더욱 악화하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방치하면 피부 착색, 궤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진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정맥류가 의심된다면 초반에 빨리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 현재 잘 알려진 하지정맥류의 치료 방법으론 피부를 절개해 문제 혈관을 제거하는 근본 발거술, 고온의 열을 가해 혈관을 폐쇄하는 레이저와 고주파, 열을 사용하지 않는 최소침습적 비열 치료가 있다. 이 중 가장 최신 치료법인 최소침습적 비열 치료에는 의료용 접합제를 이용한 정맥 폐쇄술 등이 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선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서 하는 일은 가급적 피하고, 밤에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며 다리 근력과 정맥벽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이 바람직하다.

◇생활 속 하지정맥류 예방법

Ÿ- 운동과 식습관 관리로 정상 체중을 유지한다.

Ÿ- 다리를 꼬지 않고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 밤에 잠을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한다.

Ÿ- 스키니진, 레깅스 등 지나치게 몸을 압박하는 옷은 입지 않는다.

- 외출 후 씻을 때 다리는 찬물로 씻는다Ÿ.

- 일어나서 까치발을 반복해서 올렸다 내리는 종아리 운동을 한다.

- 꾸준한 걷기를 통해 다리의 혈액 순환을 돕는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