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56)가 모방범죄로 밝혀져 범인이 검거된 8차 화성연쇄살인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해 논란이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춘재는 지난달 24~27일까지 부산교도소에서 이뤄진 대면조사에서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까지 모두 14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8차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16일 당시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한 주택에서 박모(13)양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이듬해인 지난 1989년 윤모(22)씨가 범인으로 검거돼 처벌을 받았다.
경찰은 이춘재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 중이다. 자신의 범행을 부풀려 과시하거나 경찰 수사의 혼선을 주기 위함일 수도 있다. 야외에서 발생한 다른 사건과 달리 8차 사건은 가정집에서 이뤄졌다. 피해자의 속옷 등을 매듭지어 피해자를 결박한 화성 연쇄살인의 ‘특징’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타 사건과 다른 점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찰이 진범이 아닌 윤씨를 검거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윤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20년형으로 감형돼 지난 2010년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는 지난 1986년 9월부터 지난 91년 4월까지 총 10차례 발생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됐다. 일부 사건의 증거품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언론은 경찰 발표를 토대로 이춘재가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9건의 살인사건을 저질렀음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를 정정하지 않았다.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사건 외에도 4건의 살인사건을 추가로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살인사건 외 30여건의 강간과 강간미수도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