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생리의학상, 세포 내 산소 적응 기전 밝힌 미국, 영국 연구자 공동수상

노벨생리의학상, 세포 내 산소 적응 기전 밝힌 미국, 영국 연구자 공동수상

빈혈, 암 등 치료법 수립에 기여

기사승인 2019-10-07 20:52:21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세포의 산소 활용 기전을 밝힌 미국과 영국의 연구자 3명이 거머쥐게 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세포 내에 산소를 인지하는 분자(HIF-1a)를 발견한 미국의 그레그 세맨자 교수, HIF-1 분자를 분해하는 유전자인 VHL기전을 규명한 윌리엄 캐엘린 교수, 그리고 EPO 역할을 규명한 영국의 피터 래트클리프 등 3명의 연구자를 공동 수상자로 발표했다.

이들 연구자는 세포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산소요구도에 적응하는 기전을 밝혀냈다. 빈혈과 신장병 치료제 그리고 암에 대한 치료법 수립의 기반을 다진 공로다. 아직까지 해당 연구로 암 분야 치료제가 개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를 통한 약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세포 내의 영양소를 에너지로 바꾸는데 필요한 산소는 열, 새로운 세포 생산, 배아의 성장과 연관되어 있다. 일시적으로 산소요구도가 변화하면 이에 적응하는 기전이 필요하다. 고산지대, 빈혈 같은 저산소 상황의 경우 전신적, 국소적으로 저산소증에 빠지게 된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저산소 상황에서 HIF-1a 분자가 각종 유전자 내에 스위치 역할을 하는 에이치알이 (HRE, hypoxia response element)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혔다.

HRE는 혈관생성촉진인자(VEGF), 에리스로포이에틴 (Erythropoietin) 유전자 및 해당 기전 (gylcolysis metabolism), 혐기성대사 (anaerobic metabolism) 연관 유전자에 영향을 미쳐 적혈구 생산 촉진, 대사의 변화, 혈관생성 촉진 등을 유도한다. 이같은 연구는 빈혈 환자, 특히 신장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에게 사용되는 빈혈 치료법 수립의 기반을 다졌다.

또한 저산소 상황에서 성장하는 암세포에도 HIF-1a이 작용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특히 저산소 상황에서 발현되는 혈관생성촉진인자 (VEGF)는 암의 성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이 분자는 표적항암제의 표적 대상이다. 종양세포가 산소가 없는 상태가 되면 치료에 저항성을 가지게 된다. 이들의 연구로 저산소증에 빠진 상태에서는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다는 큰 연구방향을 제시했다.

제갈동욱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산소가 많은 상황에서는 HIF-1a에 OH기가 붙게 되면 VHL유전자에 의하여 분해되어, 저산소에 적응하는 기전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며 “결론적으로 HIF-1a 유전자는 빈혈, 감염, 상처치료, 심근경색, 종양, 뇌졸중과 연관되어 있어, 이러한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벨위원회는 수상자에게 상금 총 900만크로나(약 10억 9천만원)를 수여한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에 열린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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