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유두종바이러스(HPV) 9가 백신에 대한 접종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 인재근 의원은 일부 의료기관에서 비급여인 9가 백신 접종을 권유함에 따라 무료 접종 대상자도 돈을 내고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접종 가능한 HPV 백신은 2가와 4가, 9가가 있으며, 우리나라는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HPV 2가, 4가 백신 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인 의원이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만 12세 여성 청소년의 백신 접종률은 2016년 61.5%에서 2017년 72.7%, 2018년 87.2%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문제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2가, 4가 백신과 함께 9가를 홍보하는 경우가 있어 무료 지원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내고 HPV 백신을 접종받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2가 백신은 92~100%, 4가 백신은 97~100%의 예방효과가 있고, 9가 백신은 아직 임상효과에 대한 누적데이터가 부족해 장기면역효과 등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WHO에서는 2가, 4가, 9가 모두 비슷한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의료기관이 9가 백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거나 단순히 숫자만 보고 9가 백신을 더 좋은 것으로 오해할 경우, 무료 백신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제 값을 내면서 9가 백신을 접종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포털사이트에서는 9가 백신을 홍보하는 내용과 백신별 차이를 묻는 질문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9가 백신 접종건수는 2016년 91건에서 2017년 732건, 2018년 1268건까지 늘어났다. 올해에는 8월까지만 해도 1559건이 접종됐다. 이마저도 시스템에 등록된 건만 집계된 것으로 실제 접종건수는 더 많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9가 백신은 비급여이기 때문에 접종가격이 얼마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내년도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 항목에 9가 백신 접종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며 “국가예방접종은 대상을 지정한 후에 실태 추적과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HPV 예방접종과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국가예방접종 전반에 대한 조사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