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내 오존(O3) 농도가 높아지면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존이 안구건조증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상관관계를 밝혀낸 세계 최초의 임상 연구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는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는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대기 중 오존 농도 변화에 따른 안구건조증의 자각 증상과 눈물분비량 등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오존 농도가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4일 밝혔다.
오존은 대기 중 미량 기체로 활성산소 생성의 주요 원인이며, 주요 광화학스모그 산화제다. 또 신체 내 호흡기 질환과 악성 천식, 피부염증, 사망률 증가 등 다양한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도 매일 대기 중 오존 농도를 측정해 발표하고 있으며, 특히 더운 여름철에 오존 농도가 증가해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는 남성 7명, 여성 26명 등 전체 33명의 66안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들의 평균 나이는 55.2세였다. 연구는 대상자들의 첫 검사와 2개월 후 추적 검사 시 이전 1주간 노출됐던 평균 대기 오존농도 그리고 안구표면질환지수(OSDI, Ocular Surface Disease Index) 점수와 눈물분비량, 눈물막파괴시간 등을 조사해 이뤄졌다. 오존농도는 일일 오존 농도의 평균치로 매월 산정했다. 초진 시 오존농도는 0.019±0.017ppm이었다.
연구 결과, 오존농도가 0.01ppm 증가할 때 OSDI점수는 3.43포인트 높아졌고, 눈물분비량은 1.43mm 감소했다. 예를 들어, 대기 중 오존 농도가 보통 수준(0.03~0.09ppm)인 0.04ppm에서 나쁨 수준(0.091ppm~0.15ppm)인 0.1ppm으로만 변한다해도 OSDI점수는 20.58포인트 높아지고, 눈물분비량은 8.58mm 감소한다. 이 같은 수치 변화는 실제 환자가 큰 불편감을 호소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눈물막파괴시간과 각막형광염색점수는 오존농도와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 중 오존농도가 증가할수록, 안구불편감이 증가하고, 눈물분비는 감소하는 것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겠다. 이 같은 현상은 여성에서 남성에 비해 좀 두드러졌다.
김동현 교수는 “안구건조증 환자가 대기 중 높은 오존 농도에 1주 정도 단기적으로 노출됐을 때 안구 불편감은 심해지고, 눈물분비는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연구는 오존과 안구건조증의 관련성을 규명한 세계 최초의 전향적 임상 연구로서, 이전에 시행됐던 역학 조사연구와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대기 오염 중에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오존이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교수는 과거 높은 오존농도가 안구건조증의 빈도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빅데이터 기반 역학 연구를 진행해, 2016년 ‘JAMA Ophthalmology’ 저널에 게재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가천대 길병원 산학연병과제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건성안 환자에서 지상 오존의 단기적 영향 : 전향적 임상연구’라는 제목으로 국제 저명 안과저널인 ‘Cornea’ 7월호에 게재됐다. 김동현 교수는 가천미세먼지질환연구소(소장 정성환)의 핵심 구성원으로서 향후 대기오염 유발 안질환 치료방법 개발연구를 추가적으로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