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쥐’ 등 설치류 매개감염병이 크게 늘고 있다.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가을철 발생한 신증후군출혈열 및 렙토스피라증 환자 수는 전체 60%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 9월 30일 기준 집계된 신증후군출혈열 환자는 207명이다. 국내에서는 2001년 이후 연간 300~500명의 환자가 신고됐으며, 주로 10~12월 경기, 충남, 전북 지역에서 많이 발생했다.
신증후군출혈열은 한타바이러스 속에 속하는 한탄바이러스, 서울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나는 발열성질환이다. 한탄바이러스의 경우 우리나라 들쥐의 72~90%를 차지하는 등줄쥐가 주로 매개하고, 서울바이러스의 경우는 도시의 시궁쥐가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설치류들은 한탄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병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의 타액, 소변,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체외로 분비되고 이것이 건조되어 먼지와 함께 공기 중에 떠다니면 호흡기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된다.
신증후군출혈열에 감염되면 무증상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임상양상이 나타난다. 발열, 출혈소견, 신부전이 주요 3대 증상이고, 오한, 두통, 요통, 근육통, 안면홍조, 결막충혈, 겨드랑이와 연구개 점상출혈, 특징적으로 양측 늑척추각의 압통 등이 관찰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의식저하나 경련이 발생한다.
한탄바이러스에 오염된 환경에 자주 노출되거나 군인, 농부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사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며, 감염된 환자에게는 증상에 대한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렙토스피라증도 쥐 등 병원성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동물의 소변 등에 노출돼 발생한다.
올해 9월 30일 기준 발생한 환자는 78명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27.8%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주로 9~11월에 신고됐고, 특히 전남, 전북지역에 많았다.
렙토스피라증은 피부 상처를 통해 감염될 확률이 크며, 눈과 코의 점막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므로 벼 세우기, 추수 등 작업을 할 경우 보호복과 장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특히 홍수나 태풍 피해지역에서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홍수가 발생하면 등줄 쥐의 서식처와 환경 변화 등으로 물속으로 렙토스피라 균이 많이 유입되어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노출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설치류 매개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쥐의 서식여부를 확인해 쥐잡기를 실시하고, 쥐의 배설물과 접촉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외 활동 후 귀가 시에는 입었던 옷을 세탁하고,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감염위험이 높은 사람은 적기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