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를 둘러싼 한·일 정부의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욱일기는 주변 국가들에 과거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겸허한 태도로 역사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정부로서는 유관 부처와 협의해 관련 사항이 우리 입장에 따라서 반영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일본 정부가 외무성 홈페이지에 게재된 욱일기 설명자료에 한국어판을 추가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는 일본어와 영어로만 게재돼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지난 16일 ‘외무성 홈페이지에 한국어판 욱일기 설명자료를 게재해 줄 수 있느냐’는 일본 자민당 의원의 요청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5월 홈페이지에 “욱일기는 일본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상징”이라며 “‘풍어(豐漁)’를 기원하거나 아기의 출산을 축하할 때 사용한다”는 내용의 홍보물을 게재했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사용한 전범기다. 패전 이후 한동안 욱일기는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954년 자위대가 창설되며 욱일기가 다시 내걸렸다. 최근 일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정치적 상징물이 금지되는 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허락해 논란이 됐다.
우리나라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 서한을 제출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