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의혹 관련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판사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정 교수에게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송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온라인 등에서는 송 부장판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네티즌은 송 부장판사의 과거 영장발부 사건을 두고 “기준이 없다”고 질타했다. 또한 “구속시키려고 검사·판사가 작정을 했다” “방망이만 두들기는 X판사부터 척결해야 한다” “공부 열심히 해서 판사하면 뭐하냐. 양심을 버리고 사는데” “판사 당신이 불행하길 바란다” 등의 비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비난은 오프라인에서도 일었다. 같은 날 조 전 장관 지지자 등이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여 송 부장판사를 비롯한 법원의 판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썩어빠진 사법부” “이게 법이냐” 등의 구호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경우에도 비판은 거셌다. 법원은 지난 9일 웅동학원 채용비리 의혹 등을 받는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5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수회에 걸친 피의자 소환 조사 등 수사 경과, 피의자 건강 상태, 범죄 전력 등을 참작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라고 질타했다. 이창수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조씨에게 돈을 전달하고 수고비를 챙긴 두 명은 구속상태다. 정작 돈을 받은 조씨의 영장은 기각됐으니 기가 막힌 일”이라며 “이번 기각 결정은 사법부의 수치로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10일 명 부장판사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 게시자는 “명 부장판사는 이미 국민 마음속에서 탄핵됐다. 법원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국민에게 사과한 후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그나마 국민의 마음을 달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해당 청원에는 3만1000여명이 참여했다.
영장담당 판사에 대한 비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에 대해서도 비난이 일었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권순호 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온라인에서 강한 공격을 받았다.
법원에서는 이러한 비난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법 등의 국정감사에 참석해 “명 부장판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판사는 법관으로서의 사명감과 소신을 갖고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