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나 등산 등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다가 허리나 어깨 등에 무리가 와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여름과 달리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에는 몸의 근육과 관절이 유연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 운동 없이 성급히 필드로 나섰다가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골프로 인한 부상 부위는 주로 무릎이나 허리, 어깨, 팔꿈치, 늑골 등이다. 부상의 원인은 대부분 잘못된 자세나 무리한 스윙이며 이로 인해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무리한 풀 스윙보다는 3/4 스윙 등으로 부상을 방지해야 한다.
골프 라운딩에서 심한 경우에는 디스크가 삐져나오는 '디스크 탈출증'에 걸릴 수 있다. 스윙 시 허리 통증이 느껴지면 더 이상의 무리한 동작은 피하고, 안정을 취한 후 냉찜질을 해 줘야 한다. 또 치료 후에는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찜질 등을 한 후에도 통증이 줄지 않고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스윙 시 과도한 힘을 사용할 때 어깨의 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 파열도 주의해야 한다. 회전근개는 나이가 들면서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열되므로 시니어 골퍼들의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한다. 흔히 운동 후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으로 여길 수 있으나 팔을 전혀 들어 올릴 수 없는 오십견과는 다르게 회전근개 파열은 팔을 어깨 위로 들어 뻗을 수 있다.
팔꿈치 안쪽과 바깥쪽에 툭 튀어나온 뼈인 '상과' 안쪽에 염증이 생기는 일명 '골프엘보'도 골프로 인한 대표적인 관절질환이다. 골프엘보는 근육과 힘줄에 강한 충격이 가해질 경우 염증이 생기는 경우다. 스윙을 할 때 팔목을 지나치게 꺾거나 팔꿈치에 과도하게 힘을 넣는 동작을 반복하게 되면 팔꿈치가 아프고 시큰거리게 된다.
이 밖에 무리한 스윙 연습으로 인해 늑골에 피로골절이 올 수 있으므로, 갈비뼈 부근에 통증이 느껴질 경우 스윙 연습을 중단해야 한다. 최봉춘 원장은 "무리한 골프로 인한 염증이나 허리 손상 등의 부상은 대부분 간단히 치료할 수 있으나, 자칫 가벼운 통증으로 오인해 방치할 경우 퇴행성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3일 이상 통증이 느껴질 경우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다 사용 증후군(Overuse syndrome)은 '테니스 엘보'라고도 부르는데 테니스 선수에게서 자주 발생해 붙여진 병명이다. 대표적인 과다 사용 증후군으로, 테니스나 골프 등 팔을 쓰는 운동을 과도하게 하거나 직업상 팔을 많이 쓰는 경우 발생한다. 연령층으로 보면 주로 30∼50대에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공통적으로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아래팔을 안쪽으로 회전시킨 위치에서 물건을 들어 올리기가 어렵다거나, 주먹을 쥐거나 손목 관절을 후방으로 젖힐 시 통증이 찾아오는 것 등이 있다.
팔꿈치 주위에 간혹 통증이 있는 경우, 팔꿈치 외측이나 내측의 튀어나온 뼈 주위를 손가락 끝으로 힘껏 눌러서 아프다면 테니스 엘보를 의심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무리를 한 경우라면 휴식을 통해 어느 정도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심한 경우 가벼운 동작에도 통증이 생겨 문고리를 돌리거나 물건을 잡는 등 간단한 일상생활이 불편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적절히 치료해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해줘야 한다.
테니스 엘보 치료는 파열된 힘줄의 회복을 도와 통증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목표다.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팔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당분간 무리한 집안일을 피하고 의식적으로 팔 사용을 자제하면서 약 4∼6주간 팔을 쉬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면, 손목이나 팔꿈치에 가벼운 보조기를 함으로써 통증 유발 부위를 보호할 수 있다. 찜질을 할 경우 초기에는 냉찜질이 좋지만 만성화된 환자라면 온찜질과 자가 마사지가 좋다. 소염제 등 약물치료와 초음파, 전기자극 등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골프 시즌이 되면 무릎이나 허리, 어깨 등의 관절 손상을 입은 환자들이 늘어난다"며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키는 충분한 몸풀기를 한 다음, 라운딩에 나서야만 부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엄지영 인턴 기자 circl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