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등학교 교사들이 문재인 정부의 정시확대 기조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고등학교 교사 1794명은 6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교육 불평등 해소와 입시 만능 경쟁교육 철폐를 위한 고등학교 교사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서 기자회견을 주최했지만, 교사들은 전교조 소속 여부와 상관 없이 선언에 참여했다.
이들은 “오늘 교사들은 엄중한 시국 인식 아래 뜻을 함께 모았다”며 “문재인 정부의 퇴행적 입시제도 개편 의지는 불평등한 교육구조와 교육격차를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계층 간 교육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정시확대 기조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들은 “수능 정시확대가 의미하는 바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십 년 전으로 퇴행하는 동시에 교실붕괴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반교육적이며 공교육 포기선언과 다르지 않다”며 “우매한 결정에 두 손을 놓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교육은 국가 백 년을 설계하는 중차대한 영역이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들은 “교육격차 해소와 불평등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길”이라며 “대학서열체제를 깨트리는 ‘국공립대학네트워크’ 공동학위제와 경쟁 만능 입시제도 폐지, 수능 자격고사화, 외고·자사고 등 고교서열화 해소 등을 통해 학교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공간으로 혁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022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정시 모집을 확대하는 방향을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오는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민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라며 “최근 시작한 학생부종합전형 전면 실태조사를 엄정히 추진하고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한 방안도 강구하겠다. 정시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같은 날 오후 문 대통령의 시정 연설과 관련해 “오는 2022학년도부터는 (대입) 정시모집 비율이 30% 이상 될 것으로 본다”면서 “구체적인 비율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조금 더 협의하고 말씀드리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