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주택을 매입했거나 전세계약을 맺은 이들 가운데 자금 출처가 뚜렷하지 않은 탈세 혐의자 220여명이 무더기로 세무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은 최근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자금으로 고가 아파트·오피스텔을 취득했거나 고급 주택에 전세로 거주하는 사례들 가운데 탈세가 의심되는 224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13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자 선정에는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NTIS)의 과세 정보, 국토교통부의 자금조달계획서(주택 취득 시 제출),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등이 동원됐다.
고가 아파트 취득자, 고액 전세입자의 소득·재산·금융 자료와 카드 사용내역 등을 바탕으로 입체적 PCI(자산·지출·소득) 분석을 거쳐 탈루 정황을 포착했다는 설명이다.
혐의를 유형별로 보면, 우선 30대 이하 사회 초년생으로서 자신의 자산은 거의 없지만 부모 등이 편법 증여한 돈으로 서울·지방의 고가 아파트를 구입한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부모 등 직계존속이 자녀에게 증여한 금액 규모가 10년간 5000만원(증여재산 공제 한도)을 넘으면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하지만, 이들은 법을 어기고 탈루한 것이다.
비싼 전셋집에 살면서 전세금을 부모 등으로 받는 편법 증여 의심 사례도 적지 않았다.
또 주택·상가 등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실거래가로 쓰지 않고 서로 짜고 업·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거래당사자, 개발 호재 지역 주변 땅을 헐값에 사서 허위·광고로 판매하는 기획부동산 업체 등도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금융조사 등을 통해 조사대상자 본인의 자금원 흐름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부모 등 친인척 간 자금흐름과 사업자금 유용 여부까지 면밀히 추적할 방침이다.
취득한 부동산의 자금원이 유출된 사업자금인 경우 해당 사업체까지 세무조사하고, 차입금으로 자산을 취득했다면 향후 부채 상환 과정까지 계속 들여다볼 계획이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