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지난 12월 이후 주택을 장만한 20~30대는 집값의 절반 이상을 대출 받아 집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동영 대표(민주평화당)가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금조달·입주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12월 10일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에서 주택(3억원 이상)을 구입한 20대는 2024명으로 평균 매입가격은 4억8000만원이다.
이들의 주택 총 매매가에서 자기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6%로, 금액환산 시 1억7000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64%(3억1000만원)이 차입금이라는 게 정 의원실의 분석이다.
30대 매수자도 같은 처지다. 같은 기간 주택을 매입한 30대는 모두 2만3158명으로, 이들이 구입한 주택의 평균매매가격은 5억5000만원으로 분석됐다. 이들이 집을 사기 위해 진 빚은 집값의 55%(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택을 구입한 20~30대 집주인 모두 집값의 절반 이상을 빚으로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20~30대 집주인의 차입금 비중은 같은 기간 다른 연령과 비교해도 과도한 수준이다. 40대(47%), 50대(41%), 60대 이상(29%) 등을 크게 웃돈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20대의 차입금은 전연령 평균(2억7000만원) 대비 4000만원, 30대는 3000만원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는 최근 20~30대가 주택 매입에 나선 배경으로 불안심리를 꼽았다. 집값이 더욱 높아질까 두려워하는 20대와 30대가 과도한 부채를 감수하며 주택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대출이 불가능한 10대 미만과 10대 등 미성년자 집주인 79명의 경우 자기자금 비중이 각각 68%와 76%로 높은 상황이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입주계획서상 20대 이하의 본인입주 신고율은 34%로, 30대 59%, 평균 55%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다. 정 의원는 실수요보다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갭투기(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형태)로 추정했다.
정 의원은 “집값이 더욱 높아질까 두려워하는 20대와 30대가 과도한 부채를 감수하며 집을 사는 것은 매우 슬픈 현실”이라며 “최근의 집값 상승으로 조바심을 내 주택을 무리하게 구입할 경우 대출금 상환이나 생활고에 시달릴 수 있는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청년들의 미래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전면적인 부동산 정책 대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토지임대부 건문분양 주택 등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 분양원가 상세공개, 보유세 대폭 강화, 공시가격 현실화, 후분양제 등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