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일본 내부로부터 “한국이 양보했다”며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일본 일간지들이 1면에 지소미아 유지 결정을 보도한 가운데 보수 성향인 요미우리신문은 “한일 관계의 치명적인 악화는 아슬아슬하게 회피했다”며 “동아시아 안보에 한미일간 협조 체제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미국이 한국을 설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한국이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며 일절 양보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강조했다”며 “현안이 있을 때마다 일본이 양보해 관계를 유지해온 지금까지의 한일 관계를 리셋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일본 정부를 치켜세웠다.
요미우리는 “한일 간 차관급 인사들이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물밑에서 접촉해왔다”며 “21일 한국이 일본에 WTO(세계무역기구) 분쟁 처리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전하면서 사태가 진전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한국으로부터 이런 의사를 전달받은 일본 정부는 ‘한국이 꺾였다(한국이 주장을 꺾었다)’고 받아들였다. 이에 수출 규제 강화 관련 정책 대화의 재개를 결정했고, 이에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중지 결정을 했다.
이밖에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이 지소미아 유지와 WTO 제소 절차 중단이라는 양보를 끌어낸 대신 한국이 원해 온 국장급 협의에 응해 한국의 체면을 세워줬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아베 총리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유지 결정 후 측근에게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한 사실도 부연해 강조했다.
또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거의 이쪽(일본)의 퍼펙트게임(완벽한 승리)”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관계자는 수출관리를 둘러싼 당국 협의 재개에 일본 정부가 응하겠지만, 일절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