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 유예하고 수출규제 관련 대화를 재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 일본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산케이신문 등은 지소미아 종료 유예 관련 “아무런 양보도 없었다” “일본의 외교적 승리”라는 취지의 일본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 미국이 상당히 강해서 한국이 포기했다는 이야기”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같은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등은 “언론에 보도된 아베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지극히 실망”이라며 “일본 정부의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8월23일 지소미아를 종료하겠다고 통보한 다음이 일본이 우리와 협의를 제의해왔다”고 강조했다. ‘양보가 없었다’는 일본 측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자신들의 논리로 합리화하려는 것이다. 이는 사자성어로 말하면 ‘견강부회”라며 “한일은 양국 간 수출관리 제도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확인해 대(對) 한국 수출규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일본 측에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리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개별 심사 후 수출 허가 방침이 변함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한일 간 사전에 조율한 내용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지난 2016년 대북 관련 군사 정보를 직접 공유하기 위해 지소미아를 체결했다. 협정은 1년 단위로 자동 연장되는 형식이다. 그러나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두고 한·일 관계가 악화되자 한국은 지소미아 종료를 공표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보복 조치 철회 시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6시간 앞둔 지난 22일 수출규제 문제 해소를 위해 조건부로 지소미아 종료를 연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도 수출관리와 관련한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