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를 생산·판매한 기업 중 정부가 인정한 천식 피해자에게 배·보상을 한 기업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를 조사하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에 따르면 정부가 인정한 천식 피해자 341명 중 기업으로부터 배·보상을 받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기업들은 천식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사참위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현재 운영 중인 가해 기업 13곳을 지난 9월부터 지난달까지 방문 점검했다. 점검 결과, 천식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한 기업은 0곳이다. 천식은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정하고 있는 5가지 질환 중 하나다. 그러나 기업의 배·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사참위는 정부의 정보제공 노력 부족으로 원인으로 꼽았다. 환경부 산하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 2017년 8월 가습기살균제 종합 포털 사이트를 개설했다. 가해 기업에는 해당 사이트를 통해 피해 인정 현황을 참고, 적극적인 후속조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천식과 태아피해 제품별 피해현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 12월5일 사참위의 점검이 진행된 뒤에야 뒤늦게 이를 공개했다.  

천식 질환을 인정받은 피해자의 수는 점검기간에도 늘어났다. 지난달 15일 기준, 43명이 늘어난 384명으로 집계됐다. 

황전원 사참위 지원소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문제는 정부의 피해 인정과 그에 따른 기업의 적정한 배·보상이 뒤따라야 마무리된다”며 “자사 제품 사용에 대한 피해자가 없는지 스스로 파악해 능동적으로 배·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