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해외수주 부진 등의 여파가 건설사들의 인원감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인원감축이 가장 많이 이뤄진 건설사는 대림산업으로 한 해 동안 무려 528명의 일자리가 증발해버렸다.
19일 쿠키뉴스가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9개 건설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 건설사 직원 수(미등기임원 및 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총 5만84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무려 793명의 일자리 수가 줄어든 것.
이중 대림산업의 직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7255명이었던 직원 수는 올해 6727명으로 528명 줄었다. 정규직과 기간제 근로자 수가 모두 줄었으며, 토목·주택·플랜트 등 대다수 부문에서 고용이 감소했다.
이어 ▲현대건설 313명 ▲GS건설 196명 ▲삼성물산 134명 ▲HDC현대산업개발 41명 ▲대우건설 15명 순으로 인원 감축이 이뤄졌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포스코건설은 다른 건설사와 달리 직원 수가 늘었다.
건설사들이 인력감축에 나선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정책과 해외수주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최근 정부는 18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을 서울 25개 자치구 중 13개 구로 무더기 지정하면서 주택시장 옥죄기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비강남과 수도권의 재건축·재개발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공급량이 줄 것으로 예상한다. 김종신 대한주택건설협회 상근부회장은 “건설사들의 주업무가 시공인데 3년째 공급량이 줄고 있다. 작년과 재작년은 20~30%, 올해는 6~7% 가량 줄었다”며 “인력도 자연스레 감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재건축사업 숨통을 틔게 해야 한다”며 “그에 따른 막대한 시세차익은 당국이 환수를 통해 규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수주 부진도 인원감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액은 184억764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연내 추가 대형 공사 계약이 없다면 수주액 200억 달러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협회가 연초 전망한 해외수주 규모인 350억 달러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 한해 발주건이 없어 해외수주 매출이 전체적으로 줄었다”이라며 “해외사업이 위축되면서 인원감축도 그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