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효 자유한국당 대전유성갑 당협위원장은 대전시장(2006년 7월~2010년 6월)과 19대 국회의원(2012년 5월~2014년 5월, 대덕구, 새누리당)을 지냈다. 박 위원장은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2010년)도 맡았었다. 지난 해 6.13 지방선거에서는 대전시장에 출마하기도 했다. 최근 10여년 사이에 많은 일들을 겪었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총선 얘기보다는 기자의 얼굴 한번 보기 위해 시간을 냈다고 했다. 요즘 돌아가는 정치판이 워낙 복잡해 정치 얘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는 심경의 일단을 읽을 수 있었다. 박 위원장에게는 개인적 집안사정도 겹쳐있다.
▲ 최근 국내정치는 보수와 진보가 극단적인 진영논리에 빠져 대결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대인 진보 보다는 보수 쪽의 생각을 듣고 싶다.
- 지금의 보수가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예를 들어, 보수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보수와 맞닿아 있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점을 찾아 정리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는 ‘애국심’이라는 가치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사건의 경우, 희생 장병에 대한 예우 문제 등에 대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데 얼마나 노력했는지 자문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런 사안들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때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표방할 수 있을 것이다.
▲ 보수적 가치와 사회적 취약계층과는 어떤 관계라고 보는지 궁금한데.
- 사회적 약자나 취약계층, 장애인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정책을 만드는 일은 보수든 진보든 가릴 이유가 없다고 본다. 보수로서도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을 쏟고 국민에게 인정받는 정책들을 마련해야 한다. 탈북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임대아파트에서 기초생활수급대상에서 빠진 채 생활하다 숨진 ‘탈북 모자’의 죽음이 얼마 전 큰 충격을 주었다. 보수가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를 반성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지방자치와 지방발전에 대해 보수가 더 성찰해야 할 점은 없는지?
- 이 분야에 대해서도 보수든 진보든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상당수 지자체의 재정적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닌데도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8대 2에서 개선되지 않고 있다. 6대 4로 전환해 지자체의 책임과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 그 과제를 보수가 나서서 했으면 한다.
▲ 국회가 요즘처럼 국민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을까 할 정도로 실망이 너무 크다. 어떻게 보는지.
- 국회의원의 과도한 특권은 개선돼야 한다. 국회의원은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이 있어 맘만 먹으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가 과도한 특권, 특혜를 먼저 내려놔야 정치 불신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다.
▲ 그나저나 한국당이 상당히 혼란스런 상황인데.
- 당이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 당의 부정적 요소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화합과 용서, 치유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통해 당이 통합해야 미래가 있다. 또한 당의 변화를 위해서는 인적쇄신이 불가피할 것이다. 당이 당의 형태와 정책 등에 걸친 혁신을 과감히 실천해 당의 얼굴을 새롭게 바꿔야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