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과 관련해 “중동 정세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강 장관은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미국의 파병 요청 관련 질문에 답했다. 강 장관은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우리는 이란과도 오랫동안 경제 관계를 맺어왔다”며 “지금으로서는 인도지원, 교육 같은 것은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의 입장과 우리 입장이 정세 분석에 있어서나 중동지역 나라와 양자 관계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에 따르면 미국 측은 호르무즈 해협·해상 안보와 항행의 자유 확보를 위해 국제사회의 ‘치안활동’을 요청해왔다. 강 장관은 “우리 선박의 안전과 국민 보호 최우선 등을 고려해 제반 상황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소말리아 지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파병지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장하는 방안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강 장관은 “이미 그 지역이 아니더라도 근처에 있는 우리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계속 검토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작전이나 업무에 따라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은 국제적인 연합 호위 함대를 구성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치안활동을 하자고 우리 정부에 제안했다. 정부도 이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일촉즉발 위기에 놓이며 상황이 달라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북쪽으로 이란과 맞닿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치안활동 자체가 ‘파병’으로 인식될 위험이 높아졌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