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암 절제술을 받았던 말기 위암 환자가 얼마 전 병원을 찾았습니다. 7년째 (재발 없이) 깨끗합니다.”
방호윤 건국대학교병원 위암센터장(외과 교수)은 위암 말기 환자도 수술적 치료를 포함한 다학제 치료를 통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 배경에는 방 센터장의 오랜 경험이 뒷받침한다. 15여년간 원자력 병원에서 위암 수술에 집중하며 지낸 그는 지난 2009년 건국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후 보다 적극적으로 위암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외과, 소화기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각 분과 의료진이 협진체계를 이루는 위암센터의 장(長)으로서 위암의 진행정도에 따라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암의 ‘완치’를 위해 필수적인 수술적 치료를 집도하면서 환자들의 생존율과 치료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방 센터장에 따르면, 보통 위암 절제술은 암 전이가 많이 진행되지 않은 시기에 많이 시행된다. 크기 등을 고려했을 때 내시경적절제술 또는 복강경 수술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진행성 위암에서는 수술적 치료가 권고된다. 암이 3~4기 등으로 진행되어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된 상태라면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를 우선 시행해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술이 커지면서 환자들의 부담감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술이 가능하다면 종양을 제거해야 ‘완치’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방 센터장은 “항암화학요법으로는 암 진행 속도를 늦추어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으나 완치는 어렵다. 종양을 완전히 제거해야 완치 상태에 가까워진다”며 “수술 전 검사에서 4기로 의심되는 경우도 실제 개복시 수술 가능한 3기로 판정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받고 보조적으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절제술은 환자 삶의 질 개선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며 “종양 크기가 자라면서 위에 궤양과 천공이 생기는데, 이로 인해 출혈이 멈추지 않아 수혈을 받기도 하고 음식물을 못 삼키는 경우도 있다. 4기 환자가 수술을 받는다면 합병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치가 어렵더라도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이기 때문에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들이 있다. 말기 환자에서 5년 생존율은 6%정도”라고 덧붙였다.
방 센터장은 일례로 지난 2013년 수술 후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는 복막파종 환자를 언급했다. 복막파종이란 암세포가 위벽을 뚫고 나와서 뱃속에 모래알처럼 퍼져있는 것을 말한다. 당시 이 환자는 6개월~1년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는 “뱃속에 퍼져있는 종양을 모두 제거하려면 수술이 커지게 된다. 하지만 환자가 수술을 견뎌낼 정도의 건강상태였고 다른 특별한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 11월 검사 결과도 양호했다”고 밝혔다.
그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오랜 임상 경험에서 비롯된 숙련된 기술 덕분이다. 방 센터장은 “일주일에 6명 내지 10명 이상 환자를 수술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다. 완치가 어려울 것 같았던 환자들 중에서 드물게 5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를 봤고,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서 수술을 시도해 볼 수 있는 환자,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 불가능한 환자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입장에서 개복 수술은 부담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복막파종이 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적어도 생존율 6% 안에 들지 않을까. 환자 및 보호자와 의사 간 신뢰를 통해 협력하면 치료 성적은 더 좋을 것”이라면서 “수술 후 부담을 견뎌낼 수 있는 정도의 건강 상태라면 경험 있는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암은 위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위암의 대부분은 위의 점막세포에서 기원하는 위선암이다. 위 점막에서 발생한 위암은 위벽을 침윤해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을 지나 위 밖으로 퍼지거나, 위 주변의 림프절로 전이된다. 또 혈액을 통해 간 등 주요기관이나 복막으로 전이된다. 위암의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위점막의 병변, 식생활, 가족력, 흡연 등이 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