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발 폐렴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건조한 겨울날씨에는 남녀노소 모두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다. 특히 노인들은 겨울철 질병 저항력이 더욱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가필요하다. 노인에서 발생하는 호흡기질환은 자칫하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겨울(2018년 12월~2019년 2월) 60세 이상 감기 환자는 약 2백만 명에 달했다. 나이가 들면서 기관지의 균 저항력이 약해지고 모세 기관지의 균 제거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상기도 감염이나 폐렴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같은 기간 폐렴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53만8000여 명이었는데, 이중 약 28%가 60세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년 환자들을 위협하는 호흡기질환을 짚어봤다.
◇유행성 독감 기승...회복 후 누런 가래 보일 땐 폐렴일수도
요즘 기승을 부리는 유행성 독감은(인플루엔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전염병이다. 유행시기는12월부터 다음 해 3월 초 까지로 감기에 비해 증상이 아주 심하고 전염성이 강해 단 며칠 만에 급속도로 퍼진다. 다른 호흡기질환과 구별하기 힘들어 정확한 환자 수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한 번 유행하면 인구의 10~20%가 감염된다. 변이가 심한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감염자는 더 늘어 40%에 달한다. 독감은 증상이 생긴 후 5일 이상 전염성을 가진다. 독감에 걸린 노인이라면 일주일 정도 동네 모임 등을 삼가는 것이 좋다.
독감에 걸리면 갑작스러운 고열과 전신근육통, 쇠약감 등의 전신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기침, 인후통, 객담 등의 호흡기 증상도 보인다. 독감에 걸리면 기관지에 손상을 입는데, 이로 인해 2차 세균감염이 일어나 세균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독감에 걸렸다면, 적절히 휴식을 취하게 하고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1~2월에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노인 중에서도 특히 ▲폐·심장질환자 ▲만성질환으로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치료·요양 중인 사람 ▲병원에서 치료 중인 사람 ▲의료인이나 환자 가족은 독감 예방접종이 필수다.
허진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약 병이 회복될 즈음 다시 열이 나서 기침과 누런 가래가 생기면, 2차 감염에 의한 폐렴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경우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합병증이 우려되는 상황이면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점점 강해지는 폐렴균...면역력 약한 노인은 예방접종 필요
폐렴은 세기관지 이하 부위의 폐조직에 염증반응이 생기는 질환이다.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신경계 질환이 있거나 전신 쇠약이 심한 노인의 경우, 흡입성 폐렴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폐렴 진단 초기에 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최근 폐렴 원인균들에 대한 항생제 내성이 더 강해지고 있어 일부 폐렴은 치료가 더 어려워졌다.
폐렴에 걸리면 신체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전신증상과 폐에 생긴 염증으로 인한 폐기능장애 증상을 보인다.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과 더불어 구토, 설사, 두통, 피로감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증상이 경미하면 외래에서 치료하지만 고열, 호흡곤란 등 심한 증상이 나타나기 쉽기 때문이다. 천명이 동반된 천식이나 만성폐쇄폐질환 환자는 항생제 외에 호흡곤란의 경감을 위해 기관지확장제와 스테로이드 치료를 한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폐렴 구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65세 이상 연령에서 다당질 백신(23가) 접종 시 1회 접종으로 충분하나, 65세 이전에 첫 번째 다당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이 65세 이상 되었을 겅우 접종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 1회에 한하여 재접종이 필요하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 및 균혈증 같은 침습성 감염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