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국을 방문하고 10일 귀국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친 (저와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지난 8일이 김 위원장의 생일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기억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의 생일에 관해 덕담하면서 ‘그에 대한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에게 꼭 좀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일 적절한 방법으로 북한에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이야기했다.
정확한 메시지 전달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정보당국간 ‘핫라인’, 판문점을 통합 접촉, 개성공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등이 전달 경로로 거론됐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도 각별한 안부 말씀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저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고맙게 생각한다’는 문 대통령의 말씀을 전달했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언급한 남북협력 방안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차차 설명드릴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 7일 출국한 정 실장은 백악관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한미일 고위급 안보협의회를 진행했다. 회의 중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깜짝 면담’을 가졌다.
한미일 협의에서는 비핵화 문제 해결 등을 위한 긴밀한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해결과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과 관련해 한미일 3국과 매우 긴밀한 협의를 가졌다”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된 중동 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정 실장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며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을 보호하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자유항해 및 안전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우리가 기여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어떤 방식을 취할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은 국제적인 연합 호위 함대를 구성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치안활동을 하자고 우리 정부에 제안했다. 정부도 이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일촉즉발 위기에 놓이며 상황이 달라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북쪽으로 이란과 맞닿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치안활동 자체가 ‘파병’으로 인식될 위험이 높아졌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