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설 이동점포 일일 체험기 [가봤습니다]

국민은행 설 이동점포 일일 체험기 [가봤습니다]

기사승인 2020-01-25 06:00:00

민족 대명 절이 설이다. 명절이 되면 은행권은 분주해진다. 터미널이나 기차역·휴게소에 이동점포를 세우고 금융편의를 돕는다. 이동점포는 구권을 신권으로 교환해주거나 입·출금 업무 등을 지원한다. 국민은행도 매년 이맘 때 KTX광명역 1번 출구와 기흥휴게소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한다. 

“일평균 1억원씩 교환…예전보다 줄어도 신권 주려고 해”=기자는 지난 23일 국민은행 광명역 이동점포에 들렀다. 이동점포는 버스를 은행으로 개조한 특수차량이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해 언뜻 보면 방송중계차량 같기도 하다. ATM은 바깥에 노출돼있다. 차량 내부는 일반 창구와 유사하다. 상주직원이 있고 보안용 CCTV도 달려있다. 대기 고객이 지루하지 않도록 벽걸이 TV도 달려있다. 

신권교환을 하려면 차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신권 공급 물량은 그날그날 다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일평균 1억원어치를 챙겨오지만 거의 다 소진된다. 이마저도 부족할 때가 있다. 많이 남으면 1000~2000만원 정도다. 올해는 설 하루 전날 신권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수거한 구권은 서울역 환전센터로 이송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예전보다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신권을 주려고 한다. 광명 말고도 서울에서 차타고 오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포 위치가 그대로라 해마다 오는 고객들이 있다”며 “손자들 용돈 챙겨주려고 오토바이 타고 오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연휴 전날이고 오전이어서인지 비교적 한산했다. 점심 무렵에야 조금씩 사람들이 몰렸다. 역 바로 옆에 이동점포를 운영해서인지 코레일 직원들이 눈에 자주 띄었다. 부 역장도 이날 200만원을 신권으로 교환했다. 기자가 만난 첫 고객도 코레일 직원이었다. 

이 직원은 “역에서 근무하다보니 이동점포를 간간히 이용 한다”며 “신권으로 바꾸면 받는 사람이 좋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돈으로 부모님과 조카들에게 용돈을 주겠다며 기뻐했다. 

시민들 중에 1만원이나 5만원 신권 외에 1000원 신권을 바꿔가는 이들도 꽤 있었다. ‘이런 경우는 자영업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점포 관계자는 귀띔했다. 출장 차 광명과 대전을 자주 오간다는 한 시민은 이날 50만원을 1000원 신권으로 바꿔갔다. 이 시민은 “명절이 되면 광명역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하는 걸 알고 있다”며 “신권을 빨리 교환해주니까 편리해서 매년 이용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이날 은행원을 체험해볼 기회는 없었다. 최소 인력으로도 이동점포는 운영이 가능하게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다. 기자는 대신 버스 입구에 서서 방문 고객에게 인사를 하고 업무를 안내했다. 기자를 직원으로 알아본 한 가족은 ‘추운데 고생 한다’라며 격려를 해주기도 했다. 

해프닝도 있었다. 낮부터 기온이 풀리긴 했지만 오전은 꽤 추웠다. 날이 추워서인지 ATM 작동이 늦어져 허탕을 친 시민이 몇몇 있었다. 주차단속을 나온 구청직원에게 사정을 들려주며 돌려보내기도 했는데 이건 매사 있는 일이란다. 

기자는 이날 현금 20만원을 빳빳한 새 돈으로 교환했다. 이동점포를 실제로 이용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복(福)이 그려진 봉투에 담아 왔는데 마음이 뿌듯하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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