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에 따른 달러 강세를 예상했다.
김선태 국민은행 연구원은 “우한 폐렴 등 감염병은 일단 심리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 궁극적으로는 경제지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환율에 이런 점들이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이 나오고 있어서 환율이 극단적으로 움직일 확률은 높지 않지만 크게 보면 달러당 1200원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1180원 선이 뚫리면 12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우한 봉쇄령을 내리고 연휴 기간을 연장하는 등 조치로 미국 증시가 전날 하락 마감했다. 이는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건 바이러스 전파 속도와 치사율 등 구체적인 정보들”이라며 “데이터들이 확인되는 과정에서 시장 심리는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이나 정보가 명확하게 드러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보니 당분간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 심리가 위축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 압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180원까지는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염병 확산 속도는 사스 때보다 더 빠르다. 우한 지역 공장이 폐쇄되면 중국 경기가 반등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커지며 원화·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가치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한 폐렴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환율에 하방 경직성을 주는 재료가 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금주에 1190원 선을 터치할 수 있고 위안화 환율 움직임에 따라 1200원까지도 오를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 2월 초까지는 환율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중국의 지난해 12월 지표가 잘 나오면서 금융시장에서 경기 반등 기대감이 높았다. 중국 경제가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2월 중순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나 이후에도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요인은 딱히 없어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에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돼 원·달러 환율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민 연구원은 아울러 “중국 경기 둔화 부작용까지 고려한다면 1200원 이상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 소비가 줄어들며 중국 경기가 지금보다 더 나빠진다면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중 1230원대까지도 오를 수 있다. 1분기 말∼2분기 초로 보고 있다”고도 했다.
민 연구원은 우한 폐렴 사태로 이 시기에 중국 경제가 둔화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전일 종가보다 9.8원 오른 달러당 1178.5원으로 개장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