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시공 및 안전 분야 각종 수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해외수주 성적표는 13년 만에 최악인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정부와 건설업계는 올해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지난해 예정됐던 사업들이 상당부분 이월되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거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싱가포르, 미국, 인도 등 총 6개국에서 수상했다. 싱가포르에서 국토교통청이 주관한 안전·보건 관련 ‘2019 애뉴얼 SHE 어워드’ 최우수상 부문과 무재해 인시상을 수상했다.
또 인도와 미국에서도 안전분야 최고상을 수상하면서 안전관리 전문성을 입증했다. 알제리, 중국, 인도네시아에서도 우수한 현장 관리를 인정받아 발주처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쌍용건설은 주력 시장이자 건설관련 법규가 까다로운 싱가포르에서 시공부문 및 안전관리 분야에서 4건을 수상했다. 특히 국내 건설기업 중 유일하게 싱가포르 노동부가 주관하는 안전보건상에서 토목·건축부문을 수상해 세계적 수준의 안전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에서만 6500만 인시 무재해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베트남의 국영전력공사로부터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과 조기 준공(3개월)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장을 수여받았다. 이는 공사 창사 이래 외부 기업에 수여하는 최초의 감사패다. 발전소의 조기 준공으로 베트남 전력시장 안정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조기 가동으로 경제성 측면에서도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SK건설도 싱가포르에서 육상교통청이 주관한 시상식에서 우수상의 수상 영예를 안았다. 또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의 대표적인 건설지인 MEED가 주관한 GCC 우수 프로젝트상을 수상했다.
시공 및 안전·보건 관련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현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해외수주 성적표는 좋지 못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321억달러)보다 31% 감소한 223억달러(26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6년 164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이다.
국토부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의 지속, 중동 발주 감소 등으로 대외 수주 환경이 악화했고, 우리 기업들도 수익성 검토를 강화하고 입찰에 신중하게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해외수주 여건은 지난해에 비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당초 지난해 예정됐던 해외사업들이 올해로 이월됐으며, 세계건설시장의 성장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선 국토부는 올해 들어서는 5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100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8.5배 늘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올 1분기에는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계속 호전돼 300억달러 내외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컸다. 그래서 정부나 발주처가 추진하던 사업들을 중단하거나 연기했다. 그 중 많은 프로젝트들이 올해로 이월됐다”며 “여기에 올해 세계경제 성장도 미약하게나마 예측되고 있으며, 세계건설시장 성장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될 거라 보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주택경기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만큼,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으로 수주를 넓히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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