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예상이 힘든 투수다.
그의 메이저리그 도전기는 의심을 지워내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지난 7년간 류현진을 향한 미국 현지의 평가는 혹독했다. 그가 2013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 KBO라는 낯선 리그에서 온 투수가 14승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한 전문가는 드물었다. 대부분은 그가 흡연을 한다는 사실, 러닝을 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쳐한다는 사실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그는 해냈다. 첫 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4시즌에도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로 제 몫을 다 했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등 쟁쟁한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다저스 선발진의 대들보가 됐다.
부상과 수술로 신음할 때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다시는 이전처럼 공을 던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절와순 수술을 받고 돌아온 투수들의 경우 예후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보기 좋게 예상을 뒤집었다. 2018년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했다. 사타구니 부상으로 오래 자리를 비운 것이 흠이었지만 어깨 통증이 없었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인 류현진은 2019년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전성기를 열었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고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사이영상 투표에선 3위에 올랐다. ‘인저리 프론(부상 경력이 많은 선수)’이라는 외부의 우려를 딛고 다시 일어섰다.
류현진은 2020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둥지를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 그를 향한 의구심은 다시 시작됐다.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류현진이 올해 25경기(24경기 선발)에 등판해 143⅓이닝을 던져 9승7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의 제이슨 스타크가 공개한 야구계 관계자들의 설문조사에서 류현진은 ‘올해 최악의 FA 계약’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직까지 류현진의 몸상태에 의구심을 품는 전문가도 있고, 류현진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들에게 약했던 기록을 언급하며 부진을 점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류현진은 개의치 않는 눈치다.
그는 “야구는 똑같다. AL 동부팀들도 자주 만나면 익숙해질 것”이라면서 “건강만 유지되면 자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와 다를 바 없이 올해도 100%의 몸상태”라면서 “오키나와에서 브레이크 없이 순조롭게 훈련을 진행했다. 피칭 한 번 했다. 지금 몸 상태는 너무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류현진이 이번에도 세간의 평가를 깨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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