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 코로나19로 분양시장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2월 한 달 간 신규분양물량 총 15개 단지 중 청약모집을 마감한 단지는 5개 단지에 불과했으며, 이 중 2개 단지는 전 가구 미달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되었다.
다만 일각에선 분양 미달이 난 단지는 새 아파트 수요가 없는 지방인만큼, 코로나 영향으로만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실물 견본주택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눈에 보이는 뚜렷한 수치가 없어 흥행가늠이 어려운 실정이다.
24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1월부터 2월21일까지 모집공고를 낸 전국 신규분양물량은 총 15개 단지다. 이중 해당기간 내 청약모집을 마감한 곳은 5개 단지다. 이중 미달가구 없이 순위 내 분양을 마감한 곳은 대우건설·SK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룬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가 유일하다.
지역별 신규분양단지를 살펴보면 ▲울산 학성동 동남하이빌 ▲강원 평창 엘리엇 ▲경기 의왕 오전 동아루미체 ▲경기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경기 양주옥정 유림노르웨이숲이다. 이중 2개 단지는 전 가구 미달됐고, 1개 단지는 일부가구서 청약모집에 실패했다.
먼저 울산 학성동 동남하이빌(일위종합건설)은 65가구 모집에 1·2순위 청약통장 모두 합쳐 20개만 접수됐다.
강원 평창 엘리엇은 150가구 모집에 1순위 통장을 단 하나도 받지 못했다. 2순위에서 딱 3명만이 접수에 참여했다.
그나마 경기지역은 선방했다. 의왕 오전 동아루미체는 39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통장이 44개 접수돼 평균 경쟁률 1.1대1, 최고 1.33대1을 기록했다.
양주 옥정 유림노르웨이숲(유림E&C) 경우 당해지역·기타경기·기타지역 청약통장을 모두 합쳐도 순위 내 마감한 곳은 총 1140가구 중 전용 72㎡A타입 30가구가 유일했다. 총 잔여물량은 213가구로 전용별 미분양수는 84㎡A 111가구, 75㎡A 84가구, 84㎡ 18가구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저조한 흥행실적의 이유로 최근 악화된 코로나19를 꼽는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밀집된 장소에서의 활동이 자제되는 만큼, 건설사들은 분양일정을 미루고 있거나 온라인 견본주택 등으로 홍보 활동을 대체하고 있다.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아파트를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예상보다 낮은 청약결과로 이어졌다는 것.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에서 성공적인 분양이 이뤄지려면 견본주택 오픈 첫날이 제일 중요하다. 이날을 위해 그간 여론몰이 등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가 핵심”이라며 “견본주택의 방문객 수를 보고 해당 단지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건설사들은 오프라인 견본주택 대신 온라인 견본주택을 여는가 하면 유튜브 방송으로 견본주택을 소개하는 등으로 홍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예컨대 GS건설은 코로나19 전파 우려에 오프라인 견본주택 대신 온라인과 애플리케이션으로 아파트 내부 등을 살펴보는 ‘사이버 견본주택’을 오픈했다. VR 카메라로 촬영한 아파트 내부 이미지 등을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이후 청약 당첨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견본주택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지방 분양 물량의 흥행 실패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지방 분양물량 미달의 경우 당초 수요가 없는 지역이기 때문일 수 있다”며 “특히 강원 지역은 아파트 수요보다는 단독주택이나 펜션 등과 같은 주택 수요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춘천의 경우 ITX(도시간특급열차)가 지나가 서울까지의 이동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외 원주, 삼척, 강릉 등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강릉의 한 공인중개사는 “코로나가 분양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진 않지만, 지방의 경우 온전히 코로나 영향이라고 하기엔 비약이 있다”고 말했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