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도시에 인적이 줄면서 야생동물들이 텅 빈 도심을 활보하는 모습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퓨마 한 마리가 나타났다고 칠레 일간 엘메르쿠리오와 AP통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동물원에서나 보던 이 퓨마는 야간 통행금지가 막 끝난 새벽 시간에 사람 없는 보도를 주인인 양 기어 다니고 가뿐하게 벽을 넘기도 했다.
퓨마는 신고를 받고 나온 칠레 당국에 붙잡혀 일단 건강상태 검사를 위해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1살을 조금 넘긴 수컷 야생 퓨마였다.
당국은 최근 가뭄으로 먹이가 줄어든 퓨마가 코로나19로 도시에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끊긴 틈을 타 내려온 것이라고 추정했다. 칠레에선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로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도 집 마당에서 여우 한 마리가 돌아다니는 것이 주민들의 카메라에 잡혔다고 일간 엘티엠포는 전했다.
전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콜롬비아 다른 지역에서도 평소 보기 드문 개미핥기와 주머니쥐 등이 거리에서 목격됐다. 배의 입항과 관광객이 최근 뚝 끊긴 카르타헤나 만에서는 돌고래의 출현도 늘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속에 동물이 주인공이 됐다”라고 엘티엠포는 전했다.
유럽 곳곳에서도 도심을 활보하는 야생동물의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속속 공유되고 있다.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스에 사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집에 머물지 않는 곰을 누가 신고할지 보자’라는 글과 함께 어두운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곰 영상을 올렸다.
멧돼지와 염소, 늑대 등을 포착한 영상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스페인 일간 라방과르디아는 전했다. 앞서 태국의 ‘원숭이 도시’ 롭부리에서는 원숭이 수백 마리에 도심에서 패싸움을 벌이기도 했는데 현지 주민은 코로나19 때문에 관광객이 줄면서 먹이가 줄어서 벌어진 싸움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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