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유통업계의 상생방안도 줄을 잇고 있다. 다만 기부가 주였던 초기와 달리 임대료, 수수료 인하, 고용 안정 등 구체적 방안으로 진일보한 모습이다. 각종 할인전을 열어 판로가 막힌 중소기업, 소상공인, 농가 등의 제품을 적극 매입해 판매하는 등 ‘윈윈 전략’에도 적극적이다. 대량으로 이들 상품을 구입해 값싸게 내놓는 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날부터 입점한 중소 입점업체의 3~4월 임대료를 최대 30% 감면하기로 했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지난 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출 감소폭이 큰 상황”이라며 “영업이 어려운 850여개 중소 입점업체가 이번 임대료 인하로 인한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했다.
앞서 롯데그룹 역시 롯데월드몰, 롯데몰 등에 입점한 760여개 중소기업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3월과 4월 3개월간 임대료 납부 유예를 결정한 바 있다. 이후 각각 7월, 8월부터 3개월씩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해 중소 파트너사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부터 중소 식음료 매장의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고, 전문 식당가의 관리비도 감면해주기로 했다. 백화점 15개점과 현대아울렛 6개점 식품관에 입점해 있는 델리·베이커리 등 식음료 매장의 수수료를 3월과 4월, 두 달간 기존 수수료 대비 3~5%(평균 3.9%) 인하한다,
최근 정부의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감면 조치를 받은 면세업계도 상생에 나서고 있다. 어렵지만 이번만 잘 버티면 희망이 있다는 기대다. 협력사 등의 고용 안정 대책도 마련했다.
신세계면세점은 협력사와 ‘고용 안정 협의체’를 구성해 협력사와 면세점 판매직원 7000여명의 고용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결제대금 선지급을 확대하는 ‘조기지불제도’ 운영, 월 2~3회로 지급횟수를 늘리는 등 협력사의 자금난을 해소에 나선다. 더불어 국내 중소업체 30여개를 선정해 판매수수료율도 5%까지 낮췄다.
롯데면세점도 중소 파트너사 대상 대금 지급 횟수를 월 1회에서 월 2회로 늘렸다. 이들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상생 펀드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작년 9월 우수 중소기업 발굴을 위한 상품품평회 ‘K-Wave’ 제도를 올해부터 정례화 할 계획이다. 선정 업체는 롯데면세점 입점 기회와 홍보영상 제작, 마케팅 활동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대형마트와 이커머스는 판로가 막힌 농가 등의 구원투수를 자청하며 소비진작에 나섰다. 소요가 높아진 생필품과 더불어 과일과 육류 등 신선식품 할인전을 잇따라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국내 농가의 농수산물 600톤가량을 매입해 ‘대한민국 농가 힘내세요’ 행사를 오는 8일까지 진행한다. 수확기 태풍피해와 소비침체로 출하가 어려운 사과 약 300톤 가량을 매입, 50% 할인가에 내놓는다.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수산물 소비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가(漁家)를 위한 제철 수산물도 판매한다. 전복과 멍게 장어 등을 내놨다.
쿠팡은 ‘힘내요 대한민국’ 테마관을 열고 오는 12일까지 대구, 경북지역 소상공인의 7만여종의 상품을 선보인다. 성주 참외, 안동 간고등어, 홍삼스틱 등 대구‧경북지역 소상공인이 판매하는 식기세척기 세제, 보디워시 제품들도 내놓는다.
이마트도 같은 기간 ‘경북농산물대전’을 열고, 40억원 규모의 경북 농산물 판매 촉진에 나선다. 사과, 쌀, 시금치 등 경북 농산물을 평소 대비 20~40%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아울러 이마트는 경북농협과 함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이번 행사 매출액의 1% 가량을 경북농촌지역 아동센터 간식비로 기부할 예정이다.
이명근 이마트 신선식품담당은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농수산물 소비가 부진해 경북 지역을 비롯한 전국 농어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농수산물 판로를 확대하고 내수 진작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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