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로 얼룩진 현주엽 감독의 3년

상처로 얼룩진 현주엽 감독의 3년

상처로 얼룩진 현주엽 감독의 3년

기사승인 2020-04-11 09:51:26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현주엽 감독이 창원 LG 세이커스를 떠난다. 3년간의 동행이 끝났다. 

LG는 9일 “2019-2020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현주엽 감독과의 재계약 검토 과정에서 현주엽 감독 본인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현 감독의 지난 3년은 상처로 얼룩졌다. 지도자 경험이 없던 현 감독에 대한 팬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LG는 각각 9위, 3위, 최하위를 기록하며 ‘전국구 인기팀’의 체면을 구겼다.

지휘봉을 잡은 첫 해인 2017-2018시즌 현 감독은 아쉬운 용병술로 지적받았다.

그는 직전 시즌까지 LG에서 뛴 제임스 메이스(평균 21.85득점 11.94리바운드)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조쉬 파웰과 프랭크 로빈슨을 영입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부상과 부진으로 조기 교체됐고, 대체 선수로 데려온 조나단 블록, 제임스 켈리, 에릭 와이즈 역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반면 서울 SK는 부상당한 애런 헤인즈의 대체 선수로 메이스를 데려와 2017-2018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메이스는 챔프전에서 펄펄 날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슈터 조성민을 위한 패턴 부재도 비판을 낳았다. 조성민은 현 감독 아래에서 자신의 장기인 3점슛과 투맨게임을 발휘하지 못하며 부진했다. 

설상가상 김종규까지 부상을 당한 LG는 2017-18시즌 9위(17승37패)에 그쳤다.

현 감독은 ‘2018-2019시즌’ 메이스를 다시 데려왔다. 단신 외국인 선수로는 돌파력이 뛰어난 조쉬 그레이를 영입하며 가드진을 보강했다.

LG는 이들을 바탕으로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김시래, 조성민, 김종규 등 걸출한 국내 자원을 보유하고도 외국인 선수들에게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졌다.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의 미스매치 수비도 극복하지 못하면서, 결국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 인천 전자랜드에게 무릎을 꿇었다. 

FA로 김종규가 팀을 떠난 ‘2019-2020시즌’ 현주엽 감독은 김동량, 정희재 등 준척급 자원들과 새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을 영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의존도는 여전했고 16승 26패 9위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짧은 시즌을 마감했다. 

현 감독은 비시즌 방송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농구 인기 상승에 큰 공헌을 했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LG 선수들과 함께 참여한 KBS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통해 많은 팬들이 LG라는 구단과 KBL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했던 지도력은 끝내 입증하지 못하면서, 자신을 향한 의뭉스런 시선을 벗어던지지 못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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