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지도부 낙선’·‘무소속 생환’ 위기의 통합당 차기 선장은

‘총선 참패’·‘지도부 낙선’·‘무소속 생환’ 위기의 통합당 차기 선장은

기사승인 2020-04-16 14:54:52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통합당)이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의석수까지 합쳐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겼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당선인 명부에 따르면 통합당은 지역구에서 84석을 얻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3곳을 휩쓸었다. 지역구에서만 약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비례대표 투표 개표 결과,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열린민주당 각각 3석이다.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의 의석까지 합쳐 21대 국회에서 총 103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 통합당은 대구·경북과 경남, 울산, 부산 등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참패했다. 서울에서는 이른바 ‘강남벨트’로 불리는 서초·강남·강남과 용산에서만 당선자를 냈다. 총 49석 중 8석만 지켜냈다. 59석이 걸린 경기에서는 7석을, 13석이 걸린 인천에서는 1석만을 수성했다. 

통합당 지도부도 생환하지 못 했다.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던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에게 패했다. 황 대표는 15일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겠다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저는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안양동안을에서 5선을 해온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도 낙선했다. 비례대표 의원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에게 지역구를 내줬다. 

5선에 도전한 나경원 통합당 의원과 정우택 통합당 의원도 각각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반면 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돼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의원들은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후보는 이인선 통합당 후보와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출마한 김태호 무소속 후보는 강석진 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인천 동구미추홀을에 출마한 윤상현 무소속 후보는 남영희 민주당 후보를 171표차로 누르고 신승했다. 강원 강릉의 권성동 무소속 후보도 40.8%의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복당 의지를 밝히며 당내 역할론을 펼쳤다. 홍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조속히 당으로 돌아가 당을 정상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권 당선인도 “당으로 돌아가 야당의 원내지도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도 “무거운 책무가 맡겨진 만큼 더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야권 대통합의 동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유승민계를 중심으로 야권이 개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4·15 총선에서 백의종군을 선언, 불출마했다. 다만 유 의원계 인물 중 다수가 21대 국회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대식(대구 동을)·김웅(서울 송파갑)·김희국(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류성걸(대구 동갑)·유경준(서울 강남병)·유의동(경기 평택을)·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하태경(부산 해운대갑) 당선인 등이다. 

유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들이 크게 부족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더 성찰하고 더 공감하고 더 혁심하겠다. 백지 위에 새로운 정신, 새로운 가치를 찾아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악재 속에서 생환한 중진들의 역할론도 부각됐다.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구에 출마한 정진석 통합당 후보는 48.65%의 득표율로 5선 고지를 점했다. 부산 사하을에 출마한 조경태 통합당 후보도 이상호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5선 금배지를 달게 됐다. 대권 주자로 분류되던 김부겸 민주당 후보를 꺾은 주호영 통합당 후보의 약진도 눈에 띈다. 주 후보는 대구 수성갑에 출마, 김 후보를 누르고 5선 의원이 됐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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