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휩쓴 막말 논란, 야당 후보 줄줄이 낙선…전문가 “위기관리 능력 부재 보여줘”

총선 휩쓴 막말 논란, 야당 후보 줄줄이 낙선…전문가 “위기관리 능력 부재 보여줘”

기사승인 2020-04-17 06:10:00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4·15 총선에서 이른바 ‘막말 논란’을 불러온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했다. 정치인의 막말에 대해 유권자들이 투표로 심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통합당 후보는 김상희 민주당 후보에게 큰 표차로 졌다. 3만5935표차다. 

차 후보는 지난 6일 OBS 주최 토론회에서 세월호 막말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알고 있다”며 “국민의 동병상련으로 성금을 모아 만든 곳에서 있지 못할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윤리위원회에는 지난 10일 차 후보에 대한 ‘탈당 권유’를 의결했다. 차 후보는 탈당 권유를 받은 후에도 선거 완주를 주장하며 “당장 세월호 텐트의 진실, 검은 진실, ○○○ 여부를 밝혀라, ○○○이 없으면 차명진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는 김 후보의 현수막 배치를 두고 ‘현수막 ○○○’이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통합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14일 뒤늦게 직권으로 차 후보를 제명했으나 법원에서 차 후보의 무효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차 후보는 통합당 후보직을 유지한 채 선거를 치렀다.     

주동식 통합당 광주 서구갑 후보의 방송연설 발언도 문제가 됐다. 주 후보는 지난 8일 KCTV 광주방송 후보자방송연설에서 “광주는 80년대의 유산에 사로잡힌 도시, 생산 대신 제사에 매달리는 도시, 과거 비극의 기념비가 젊은이들의 취업과 출산을 가로막는 도시로 추락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5·18기념재단 등에서 주 후보에 대한 제명을 촉구했다. ‘험지’ 광주에 도전장을 낸 주 후보는 4.2%의 득표율로 선거를 마감했다. 

총선 유세 과정뿐만 아니라 20대 국회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후보들도 낙선했다. 인천 연수을에 출마한 민경욱 통합당 후보는 정일영 민주당 후보에게 석패했다. 민 후보는 지난 2월 문재인 정부와 진보진영을 향한 욕설이 섞인 거친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지난해 5월 헝가리 유람선 참사와 관련해서도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며 정부의 신속 대응팀 급파를 비난했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의 김진태 통합당 후보도 허영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 3선 도전에 실패했다. 김 후보는 세월호 인양과 관련 “세월호를 인양하지 말자. 돈도 시간도 너무 많이 든다. 아이들은 그냥 가슴에 묻자”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해서도 “물 좀 세게 해서 어르신 좀 다쳤는데 이걸 가지고 폭력, 살인진압? 문제없다고 본다”고 이야기해 빈축을 샀다.

전문가들은 막말 그 자체보다는 통합당의 위기관리 능력 부재를 패배의 원인으로 꼽았다. 막말 후보에 대한 대처와 공천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합당이 막말 후보자를 처리하는 과정이 단호하지 못했다. 최고위원회를 개최해 제명했지만 법원에서 무효화됐다”며 “막말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있지만 유권자들은 통합당의 위기관리 능력을 의심하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민 대표도 “결국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문제였다”면서 “차 후보 발언이 논란이 된 후 통합당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대응을 바꿨다. 이러한 위기관리 능력이 표심에 더 큰 타격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당 지도부에서 우유부단 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과 맞물리며 지도자의 관리능력이 주 관심사가 됐는데 사람들이 통합당의 관리 능력을 믿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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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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