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게임스포츠팀 =종로에 위치한 롤파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전장입니다. 이곳에선 매주 시즌 우승, 더 나아가 롤드컵 진출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진 LCK 10개 팀들 간의 격전이 벌어집니다. [방구석 LCK]는 쿠키뉴스 e스포츠 담당 기자들이 그간의 LCK 경기를 돌아보고, 자유롭게 나눈 이야기를 담은 유쾌한 회의록입니다.
*4월 20일 기준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 견고했던 ‘3강’…눈길 사로잡은 APK
문대찬 기자 : 2라운드도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3강 구도가 깨지지 않았어요. 사실 KT 롤스터가 구도에 변화를 줄 거라 기대했는데 3강과의 힘 차이가 컸습니다. 향후 플레이오프 역시 3강의 힘겨루기 양상이 될 것 같아요. 샌드박스와 그리핀의 승격강등전행은 조금 충격적이었죠. 챌린저스코리아의 신화를 쓴 팀들이잖아요. 담원도 위험했는데 막바지엔 색깔을 찾았죠.
문창완 기자 : 담원 같은 경우는 ‘고스트’ 장용준을 영입하면서 팀 운영에 숨통이 트였어요. 밴픽 싸움에서 유리해졌습니다. 안정적인 딜링 능력도 담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 같아요.
문대찬 기자 : 2라운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팀은 APK였어요. 온라인으로 리그가 진행돼서인지 3강의 경기력에 기복이 있어 아쉬웠는데 APK는 꾸준히 자기 색깔을 보여줬습니다.
문창완 기자 : ‘하이브리드’ 이우진이 너무 잘해줬어요. ‘커버’ 김주연이 흔들린 가운데서 ‘익수’ 전익수가 잘 버텨줬고요. APK의 고춧가루가 인상적이었던 2라운드였습니다.
문대찬 기자 : 참 아쉬웠던 팀은 한화생명이에요. ‘킹 슬레이어’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젠지와 T1, 드래곤X(DRX)를 전부 잡은 유일한 팀인데, 저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중위권 팀들을 상대론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건 문제가 있어 보여요.
김찬홍 기자 : 한화생명의 초반 설계 자체는 좋았어요. 문제는 중반이었죠. 아무래도 바텀이 불안정한 게 컸던 것 같아요. ‘큐베’ 이성진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한 것 같아요.
문대찬 기자 : ‘레힌즈’ 손시우의 발이 풀렸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큐베의 경우 기복이 심했던 것 같아요.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챔피언폭도 적었던 것 같고요.
문창완 기자 : 아프리카 프릭스는 ‘기인’ 김기인이 생각보다 잘 보이지 않았어요.
문대찬 기자 : 부담이 커 보였어요. ‘내가 게임을 바꿔야 한다’는 압박감? 그러면서 실수도 많이 나왔죠. 바텀도 시즌 초반보다 실수가 잦았어요.
김찬홍 기자 : 1라운드에 준수한 활약을 보여준 미드-정글이 2라운드에선 같이 무너졌어요. 팀 자체가 전반적으로 무너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샌드박스에게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어요. 선수들 오프 더 레코드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콜이 엇갈리더군요. 게다가 코칭 스태프가 줄줄이 이탈한 샌드박스라 승강전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문창완 기자 : 그리핀의 경우엔 ‘쵸비’ 정지훈의 빈자리가 커 보였습니다. 라인 관리 등에 힘을 실어주면서 성장을 지향하는 정글러인 ‘타잔’ 이승용이 힘을 못 썼어요. ‘아이로브’ 정상현과의 호흡 때문인지 ‘바이퍼’ 박도현도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문대찬 기자 : ‘와디드’ 김배인의 영입은 그래서 기대가 됩니다. LCK 경험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외 리그를 거치면서 노련함을 갖춘 선수라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요.
문창완 기자 : 그리핀은 저력이 있는 팀이에요. LCK 잔류는 무리가 없을 것 같아요.
▲ APK의 북산 엔딩
문창완 기자 : 지난 8일에 열렸던 APK와 젠지의 경기, 10일에 나온 DRX와 담원의 경기가 저는 제일 기억에 남네요.
문대찬 기자 : 맞아요. 특히 담원, DRX전이 정말 명경기였죠. 넥서스 피가 36 남았던. ‘케리아’ 류민석의 활약이 인상적이었어요.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브라움 방패를 세워 넥서스를 지켰죠. 신인 선수가 맞나 싶어요.
김찬홍 기자 : 동감해요. APK-젠지전은 APK의 미래를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3세트를 허무하게 패하면서 ‘북산 엔딩’으로 끝을 맺긴 했지만 2세트 경기력은 APK 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문대찬 기자 : 번외로 T1과 젠지의 1세트 경기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무협고수들의 싸움읇 h는 느낌이었어요. 신경전을 지켜보는 재미가 일품이었죠. ‘if(이프)’도 많았던 경기였어요. ‘테디’ 박진성의 칼리스타가 앞으로 점프해서 ‘아펠리오스’를 잡았더라면과 같은. 경기 끝까지 승부를 도무지 예측하기 힘들었던 경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문창완 기자 : KT가 T1을 이긴 경기도 재밌었어요. 1년 반 만에 승리하면서 ‘통신사 더비’의 가치가 다시금 올라간 것 같아요.
김찬홍 기자 : APK와 DRX의 최종전과 같이 소소한 재미를 준 경기도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돌아보면 상위권부터 중위권, 하위권까지 물고 물리는 싸움을 했네요. LCK가 재미없다는 인식을 조금이나마 벗어낼 수 있는 2라운드였던 것 같아요.
▲ 너만 보인단 말이야… 하이브리드
문대찬 기자 : 2라운드 한정 MVP를 뽑아보죠. 저는 ‘하이브리드’ 밖에 생각이 안나요.
문창완 기자 : 저도 2라운드 한정이라면 ‘하이브리드’요.
문대찬 기자 : 펜타킬만 세 번이죠? 원거리 딜러가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의 정점을 찍은 듯 했어요. 중하위권 팀의 원거리 딜러라 활약이 더 빛났던 것 같네요.
문창완 기자 : 진에어 시절의 ‘테디’ 박진성을 보는 듯 했죠.
김찬홍 기자 : 원거리 딜러에게 집요한 저격 밴이 나오는 것도 참 오랜만이었어요. 챌린져스 코리아에서도 기대주로 꼽혔었는데 LCK에서도 성공할 줄은 사실 몰랐어요.
▲ 스프링 우승팀은 누구?
문대찬 기자 : 사실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진 않아요. 굳이 뽑자면 다전제에서 경험이 많은 T1이요. 물론 ‘페이커’ 이상혁의 컨디션이 좋다는 전제에서요.
문창완 기자 : T1은 1, 2라운드를 통틀어 젠지, DRX를 상대로 모두 이겼죠. 정규리그에선 김정수 감독의 방향성에 따라 실험적인 픽, 플레이들을 많이 했어요. 플레이오프에서는 이와 달리 필승 전략을 꺼내들 것 같아요. 저도 T1 손을 들어주고 싶어요.
김찬홍 기자 : 저는 젠지 우승을 조심스레 예상합니다. 젠지의 리그 첫 우승을 보고 싶네요. 다만 바텀의 분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룰러’ 박재혁이 조금만 더 힘을 낸다면 T1, 혹은 DRX를 상대로 막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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