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이달 말에서 5월 초로 이어지는 황금연휴기간 제주와 강원 등 국내 유명 관광지의 호텔들이 ‘반짝’ 특수를 보고 있다. 호텔업계는 국내 여행수요가 회복하길 조심스레 기대하면서도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 중인 만큼, 위생 관리에 만반의 채비를 갖추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3일 숙박업계에 따르면, 강원권 호텔과 리조트는 이 기간 예약이 상당수 마감된 상태다. 켄싱턴 평창 호텔은 이달 30일과 다음달 5일 이미 만실을 기록했고, 다음달 2일 3일 4일에도 80% 이상 예약률을 기록 중이다.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도 연휴 기간 예약률이 97%에 달한다. 롯데리조트 속초 지점 역시 예약률이 90%까지 치솟았다.
제주 등 이외 지역도 비슷한 양상이다. 제주신라호텔과 해비치호텔 앤드 리조트 등 호텔의 예약률은 이 기간 70% 웃돌고 있다. 제주신화월드의 경우, 금주 평균 15%인 대비 객실 예약률이 황금연휴 기간 3배 이상 뛰었다. 부산의 한화리조트 해운대점은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417실 규모의 객실이 100% 만실인 상태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사람들이 이번 연휴를 통해 이를 해소하려 하면서 예약율이 치솟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인 것도 영향을 줬다.
가뭄의 단비 같은 호재지만 업계는 반기지 못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종식 상황이 아닌데다, 자칫 연휴기간 호텔 내에서 2차 감염이라도 발생하게 되면 오히려 진원지로 지목돼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업계는 열화상 감지 카메라와 소독제 비치 등 코로나19 방역에 더욱 신경을 쏟으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반적인 관광업 회복의 전조로 보기에도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강원과 제주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에만 사람이 일시적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의 대다수 호텔들은 황금연휴기간에도 특별히 예약률이 오르지 않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이 반짝 특수가 일어 웃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단발성 상황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고, 근본적인 수요 회복까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평했다.
또 따른 관계자도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돌아오기 전까지 업계의 매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번 연휴 시기만 보고 업황이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코로나19로 호텔·리조트업계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평균 객실 점유율이 급감하면서 일시 휴업에 들어가고, 직원들의 유·무급 휴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호텔 관련업체의 도산과 매각 등 구조조정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호텔업계가 입은 피해액만 약 58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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