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인세현 기자=평범한 가족을 그리지만, 평범한 가족드라마는 아니다. 지난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월화극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이하 ‘가족입니다’)는 제목처럼 잘 아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별로 아는 게 없는 가족을 그려낸다.
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날 방송한 ‘가족입니다’ 1회 시청률은 3.1%(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4.1%까지 올랐다. 높은 시청률이라고 보기엔 어렵지만, 안정적인 스타트다. 올해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는 tvN 드라마의 구원투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시청률보다 중요한 것은 첫 방송 이후 작품을 향한 호평이다. ‘가족입니다’는 가족 간 억지스러운 갈등이나 일방적 화목을 강요하는 대신 현실적인 이야기로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평범한 가족이기 때문에 안고 있을 법한 문제를 생생한 질감으로 풀어낸 것이다.
첫 방송에서 엄마 이진숙(원미경)은 자식들에게 남편 김상식(정진영)과 ‘졸혼’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첫째인 은주(추자현)와 둘째 은희(한예리)는 5년 전부터 절연해 서로 얼굴을 보지 않는 사이지만, 이 일을 계기로 다시 연락하게 된다.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은희는 책 저자인 명상가의 권유로 명상에 참여해 과거를 돌아본다. 5년 전으로 돌아간 은희는 당시 자신을 괴롭게 했던 가족·주변인들에게 각자 사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대본과 연출의 완성도가 높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전개가 이어진다. 공감할 수 있는 대사와 상황에 고개를 끄덕이며, 등장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현실의 누군가를 관찰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무엇보다 빛나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다.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배우들이 각자의 역할을 선명하게 살려낸다. 특히 자매로 등장하는 배우 한예리와 추자현, 60대 부부로 등장하는 배우 원미경과 정진영의 연기 호흡이 인상적이다.
앞으로의 전개 방향도 흥미롭다. 남편은 산행 중 사고를 당해 홀로 연애 시절로 돌아가고, 자식들은 저마다의 문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인 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지켜볼 일이다.
■ 볼까
같은 이야기만 하는 멜로드라마, 비슷한 사건만 벌어지는 장르물, 전형적인 가족극에 지친 시청자에게 권한다. 여러 인물이 등장해 자신만의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갈등을 해소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위안을 얻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권할만한 드라마다.
■ 말까
현실을 잠시 잊기 위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