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트로트 예능, 높아지는 시청자 피로도

쏟아지는 트로트 예능, 높아지는 시청자 피로도

쏟아지는 트로트 예능, 높아지는 시청자 피로도

기사승인 2020-06-05 08:00:00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트로트가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으로 시작된 트로트 열풍이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을 거쳐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트로트를 소재로 하거나 관련 가수가 출연하면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껑충 뛰어오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트로트 유행의 주역인 TV조선은 ‘미스·미스터트롯’ 이외에도 ‘뽕따러가세’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학당’ 등 트로트 예능을 제작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미스터트롯’ 결승 진출자 7인이 전화로 신청곡을 받아 즉석에서 무대를 꾸미는 ‘사랑의 콜센타’는 10회까지 모두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미스터트롯’ 출연진이 ‘떴다’하면 시청률이 오르는 덕분에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들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효과도 톡톡히 봤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다른 방송사들도 저마다 트로트를 내세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SBS가 트로트와 버스킹을 접목한 ‘트롯신이 떴다’를 발 빠르게 편성했고, KBS는 가수 송가인 소속사 포켓돌스튜디오와 손잡고 지역별로 새로운 트로트 스타를 발굴하는 ‘트롯 전국 체전’을 제작한다. MBC는 두 개의 트로트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가수 장윤정이 프로듀서로 변신해 직접 남성 트로트그룹을 만드는 ‘최애엔터테인먼트’를 다음달부터 방영하고, 전국의 숨은 트로트 고수를 찾는 ‘트로트의 민족’(가제)도 선보인다. MBN도 다음달부터 스타를 대상으로 한 트로트 오디션 ‘보이스트롯’을 방영한다. SBS 플러스는 오는 16일부터 가수 8인이 출연해 트로트 무대를 꾸미는 ‘내게 ON 트롯’을 방송한다.

트로트 열풍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그동안 일부 연령대만 즐기는 장르로 여겨졌던 트로트가 젊은층까지 인기의 영역을 넓히며, 세대 간 소통에 기여하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트로트를 비슷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방송에 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새로운 시도 없는 비슷한 포맷의 방송이 난립한다면 시청자의 피로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다. TV조선과 SBS는 비슷한 출연진이 등장하는 ‘뽕숭아학당’과 ‘트롯신이 떴다’를 겹치는 시간대에 편성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에 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공연이나 행사를 진행할 수 없는 트로트가수들이 방송 출연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트로트 관련 방송들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만큼 당분간 방송가에 트로트 열풍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앞서 방송가에서 음식이나 여행 프로그램이 유행했던 것처럼, 비슷한 내용의 트로트 방송이 쏟아진다면 시청자는 지루함과 식상함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하고 “트로트의 인기를 지금처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트로트라는 소재에 새로운 기획을 더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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