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37분보다 밀도가 높았던 1분이었다.
T1은 3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젠지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T1은 4승 2패(득실 +3)를 기록, 3위 젠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패색이 짙었던 1세트를 역전승으로 마무리한 순간부터 T1의 2세트 승리는 예견됐는지도 모른다. T1은 드래곤 영혼을 내주는 등 37분간 젠지의 흐름에 끌려다녔다. 하지만 38분 장로 드래곤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뒤 단숨에 넥서스를 철거하며 대역전극을 써냈다.
극적인 한 방 싸움의 중심에는 T1의 탑라이너 김창동이 있었다.
장로 드래곤을 두고 대치하던 양 팀. 자신 있게 교전을 연 쪽은 젠지였다. ‘클리드’ 김태민(볼리베어)이 점멸을 이용해 ‘테디’ 박진성(아펠리오스)을 노렸다. ‘수은장식띠’ 쿨타임이 돌고 있는 상황이라 최소 점멸이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켈린’ 김형규의 바드가 던진 ‘운명의 소용돌이(R)’가 박진성과 김태민을 함께 얼리면서 전투 구도가 묘하게 변했다. 위쪽 부쉬에서 기회를 노리던 김창동(사일러스)은 ‘도주/억압(E)’를 이용해 ‘라스칼’ 김광희(케넨)에게 접근했고, 그에게 빼앗은 ‘날카로운 소용돌이(R)’를 사용한 뒤 ‘존야의 모래시계’로 상대의 스킬 집중을 흘려냈다. 김창동의 이니쉬로 젠지의 전열이 흐트러졌고 이를 틈타 ‘페이커’ 이상혁의 아지르와 아펠리오스가 화력을 쏟아 부으며 4킬을 쓸어담았다.
김창동은 “케넨한테 많이 맞고 HP 절반이 깎였다. 케넨의 궁극기는 그 때 빼앗았다. 교전이 즉흥적으로 열렸는데 원딜이 물리는 상황이었다. 볼리베어가 플래시로 들어와서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바드’의 궁극기 덕분에 살았다”며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바로 ‘e’ 스킬을 맞추고 궁극기를 누르면서 ‘존야의 모래시계’를 사용했다. 사실 들어가면서도 한타 각이 애매하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올 시즌 LCK에 데뷔한 김창동은 여느 베테랑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 순위도 T1 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김창동은 “스프링 때보다는 팀 내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POG를 많이 받지만 아직 나보다 잘하는 선수가 리그에 많다고 생각한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는 “다음 상대가 설해원이다. ‘미키’ 선수가 합류하면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변한 팀이다. 하지만 우리도 분위기가 좋다. 이 기세를 몰아서 꼭 연승을 달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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