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간 시총 순위 지각변동 급변…산업별 대세는 변한다 

20년 간 시총 순위 지각변동 급변…산업별 대세는 변한다 

기사승인 2020-07-08 05:00:05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강산도 10년이면 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20년 간 국내외 기업들이 시가총액 순위도 급변했습니다. 국내 기업 대장주 삼성전자는 20년 동안 1위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으나 유망 10위권 내 시총 기업들의 순위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미국 증시에 속한 기업들의 시총 순위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는 산업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업종도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볼 때 단순한 장기투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단기적 차익 보다는 장기투자가 수익 실현에 더 유리하지만 업종의 생태계 변화에 따라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가총액 순위 변화를 알아보는 것은 단순 줄세우기가 아닌 그동안에 바뀐 산업 트렌트, 그리고 향후 미래를 주도하는 업종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위함입니다. 


자료=IBK투자증권


◆ 20년 간 국내 기업 시총 순위 급변, 산업 트렌드 변화에도 삼성전자 1위 고수

2000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증시는 산업 분야에 트렌드 변화와 외부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순위가 크게 변했습니다. 

물론 2000년 초부터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1등 기업(시총 기준)을 고수하고 있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도체 사업의 확장과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이익 증가가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2000년 초반 삼성전자를 매수해서 지금껏 보유하고 있었다면 약 10배가 넘는 수익을 얻었을 겁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증시가 하락 국면에 있을 때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매수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반드시 오른다는 신뢰 때문이죠.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시총 순위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특히 2000년 초 시가총액 순위권을 기록했던 SK텔레콤, KT, 한국전력, 포스코(POSCO), KT&G 등은 20년이 지난 지금 시총 순위(10위권)에서 사라졌습니다. 

이 가운데 1995년부터 약 5년 간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던 한국전력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별다른 매력이 없는 종목으로 전락했습니다. 한국전력은 2000년 초반 삼성전자에 시총 1위를 내주고 난 뒤 약 15년 간 시총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이후 탈원전 정책과 실적 부진(원전 가동률 하락으로 인한 전력구입비 확대)로 현재 코스피 시총순위 25위까지 떨어졌습니다. 

또다른 국가기간사업 가운데 하나인 포스코도 산업 생태계가 변화함에 따라 시총 순위가 크게 밀려났습니다. 포스코는 한때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이 2003년 15만원 선에 350만 주를 매수하면서 큰 관심을 받은 종목이었지만 이 기업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버핏은 매수 당시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다. 좀 더 일찍 찾아냈더라면 더 많이 투자했을 텐데 아쉽다”며 이 기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포스코는 낙하산 인사가 들어섰고, 무분별한 기업 인수합병과 투자(자원개발)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맙니다. 결국 버핏은 2015년 포스코 주식(약395만주)을 전량 매도해 버립니다. 

KT와 SK텔레콤의 하락도 눈에 띕니다. 두 기업은 2000년 초반 전 세계적으로 IT(정보통신) 관련주의 버블현상이 확대되고 휴대전화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시총 2~3위를 기록했지만 닷컴버블이 꺼지고, 휴대폰 가입자가 포화되면서 성장이 정체돼 버렸습니다.

반면 네이버,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과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종목들의 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카카오는 이미 현대차와 삼성SDI 제치고 시총 8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SK하이닉스 다음으로 시총 순위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래성장성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글로벌 주식도 가치주 보다는 성장주가 대세…향후 20년 책임질 먹거리는 AI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미국 증시)도 세월이 흐르면서 크게 바뀌었습니다. 20년 전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던 GE는 방만한 문어발 확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당시 CEO 잭 웰치는 미국의 경기호황에 힘입어 2001년까지 금융, 디지털, 헬스케어 등 약 1000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하는 문어발 확장 경영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고 현재 S&P지수에도 탈락한 상황입니다.

몰락한 GE의 자리에 IT기업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1위 수성을 위해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입니다. 애플은 많은 분들이 아시다 시피 ‘아이폰’이라는 혁신적인 기기를 내놓으면서 단순 제조기업에서 애플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글로벌 공룡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빌게이츠 이후 신사업 구축에 실패하면서 약 15년 간 지지부진해왔습니다. 하지만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의 3번째 CEO 사티아 나델라가 취임하면서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하며 새로운 성장엔진을 달게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애플과 함께 미국의 시총 1~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다시 부활하게 됩니다. 

이처럼 지난 수년 간 IT산업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미국의 시총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도 시총 10위권에 있는 최고의 기업으로 꼽힙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향후에도 IT 업종이 진보는 여전할 것이고, AI(인공지능) 업종이 미래를 지배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주요 기업 10곳 중 6곳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AI 빅데이터 활용 분야를 꼽았습니다.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테슬라의 주가 상승은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입니다. 현재 글로벌 기업도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AI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도 AI와 연동된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시도 중입니다. 삼성전자도 AI사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 세계 AI분야 특허 집계에서 총 5037건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IBM (2062건), Tencent(2062) 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VC(벤처캐피탈) 투자의 귀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지난해 방한 당시 향후 미래 먹거리를 ‘AI, AI, AI'라고 강조했습니다. 과연 AI가 지배하는 미래산업에서 대세는 누굴지 지켜보는 것도 투자에 있어서 쏠쏠한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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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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