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정사상 '첫 소방관 출신' 국회의원
- 국민의 ‘삶 속에서 행복 안전’까지 책임지는 사람 되고자
- 새내기 정치인의 강점은 순수와 패기, 활력 그리고 행동하는 열정
- 영웅들 도움 받아 차곡차곡 함께 이루어 나가려
[쿠키뉴스] 박효상 기자 = “소방관으로 재직 시절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구조요청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달려간 현장에서 가장 먼저 마주했던 건 거실에 눕혀진 조그만 아기의 발바닥이었어요. 발바닥에는 사후에 나타나는 시반이 번져가고 있었습니다. 이미 숨이 멎은 지 오래됐더라고요.”
눈앞의 생명을 끝내 구하지 못한 그 날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어릴 때부터 소방관을 꿈꿨고, 2010년 서울 광진소방서에서 119구조대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마침내 꿈을 이뤘다. 그렇게 소방관으로 사고 현장을 누비며 20대를 보냈지만, 사람을 구조해내지 못한 순간이 가장 괴롭고 힘들었다. 그래서 30대에 국회 입성을 결심했다. 생사의 현장에 있는 소방관을 위해, 생사의 기로에 놓인 생명을 위해, 생사 확인 후 힘들어하는 가족을 위해…
국민의 ‘삶 속에서 행복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5호로 발탁된 오영환 의원(32・경기 의정부갑)의 이야기다.
소방관복을 벗은 오 의원의 모습은 ‘깔끔’ 그 자체였다. 정돈된 헤어스타일에 말끔하게 차려입은 슈트 차림은 같은 남자가 봐도 감탄을 자아냈다. “옷이 정말 잘 어울리네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기자에게 오 의원은 “아직은 많이 어색해요”라며 수줍게 미소 짓는다. 그 웃음에서 순수함이 느껴졌다.
이것이 초선 의원의 무기 아닐까. 기성 정치에 때 묻지 않은 새내기 정치인의 강점. 순수와 패기, 활력이 넘치며 거리낄 것 없이 행동하는 열정을 꼽을 수 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기성 정치인처럼 화술이 능란하지 않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한다. 화려한 화법으로 귀를 사로잡기보다 조금은 어눌하지만 투박한 말투로 국민의 마음을 붙들 수 있을 테니까. 오 의원 역시 세련된 입담은 부족해 보였지만 낮게 떨리는 목소리에 진심을 담아 전했다.
순박한 언변으로 오 의원은 내내 ‘안전’을 이야기했다. 소방관은 절대 영웅이 아니라고. 소방관은 ‘영웅인 모두의 도움으로 골든타임 5분을 놓치지 않아야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존재’라고 말이다. 같은 논리로 소방관이었던 오 의원은 영웅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 다만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이자 파트너로서 국민의 ‘행복의 안전’까지 지켜주고 싶을 뿐이다. 이 역시 혼자 할 수는 없다. 영웅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목표를 차곡차곡 이루고자 한다.
“저에겐 평생의 꿈이 안전입니다”라고 말한 오 의원은 ‘헌정사상 첫 소방관 출신’으로서 자신의 꿈을 이어가려 한다. 실제로 인터뷰 답변이 줄곧 ‘기-승-전-안전’이었다. 다음은 '안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Q. 당선 후 가족이나 지인들이 어떤 격려의 말을 해주었는지?
많은 분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영입과정이기도 했고, 선거 자체도 굉장히 어렵게 노출이 됐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그러면서도 저에게 늘 해주신 말씀이 오영환 반장이라면 잘할 거다. 응원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당선 후에도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고 불안한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이면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만 열심히 하면 된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초조해하지 말아라' 이런 말들을 많이 들었어요.
Q.상당히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고 소방공무원을 거쳐 국회의원이 되었다. 지금 한창 커가는 아이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성장 과정은?
가정형편이 조금 어려운 부분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제가 그 순간들을 힘들다고 느끼진 않았어요. 저희 부모님께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항상 가족들과 화목하게 행복한 모습으로 웃으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저는 어려운 순간 속에서 작은 것에 행복하고 만족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았나, 그러려고 노력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남들보다 무엇을 더 가질 수 있을까? 남들보다 하나 더 갖고 싶은 노력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내 곁에 있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지금, 이 순간 웃고 행복한 것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하다. 이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어요. 그것이 얼마나 사람의 인생을 가치 있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당장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욕심이나 이런 것들보다 주위를 둘러보고 나에게 주어진 조건 속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마음가짐이 꼭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Q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
저는 제가 소방관이라는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항상 행복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일로써 만나는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괴로워할 때, 비극적인 순간이 왔을 때, 그분들의 행복을 지켜 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너무 컸던 거죠. 그래서 이제 더 많은 사람의 행복한 일상을 지켜주고 싶어요. 그래서 이렇게 또 다른 꿈을 꾸고 있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국민들의 생명안전이 제 삶의 화두였다면 이제는 국민 한명 한명 삶 속에서 행복의 안전까지 지켜드리는 것이 초보의원 오영환의 꿈이자 목표입니다.
<일곱 글자로 표현한 오영환>
Q.내게 소방관이란?
저에겐 평생의 꿈/ 지금도 그 현장들의 감동을 잊을 수 없고 괴로움이나 아픔, 죄책감, 그 모든 것들이 소방관으로서 제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마땅히 가져야 하는 사명감의 일부라 생각했구요. 이제는 소방관이 아니지만, 항상 마음 속에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줘야 한다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임무이자 사명감임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생의 꿈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Q.1년 후 나의 모습?
어쩌면 한 뼘은 더/ 지금도 최선을 다하려 애쓰고 있고 하나라도 더 잘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처음이라서 모를 수밖에 없고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1년 뒤에는 제 마음 그 이상을 해낼 수 있는 시야도 넓어지고 할 줄 아는 것, 해야 하는 것 등 그런 것들에 대해서 몸이 제 마음을 좀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한 뼘은 더 잘하고 싶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Q.잘생긴 거 알아요?
전혀 모르겠어요/ 얼마 전에도 그런 얘기를 들었고 그 때도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전혀 모르겠어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있어요. 칭찬은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납득할 수는 없어요. 제가 스스로 이렇게 ‘음~’ 받아드리거나 그러지는 않고 있어요. 전혀 모르겠습니다.
<오영환의 미소를 보다>
Q.나를 가장 '미소' 짓게 하는 것은 무엇?
당연히 가족이지 않을까. 저의 아내도 운동선수로 평생을 살면서 본인도 쉽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남편의 선택으로 인해 갑자기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고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로서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제가 힘들어할 때 곁에서 웃게 해주고 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해 주고 짧은 시간이라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역시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아닐까, 가족이 저에게 가장 위로가 되지 않나 그런 확신이 있습니다.
Q. 국민의 대표로서 어떻게 국민들은 '미소' 짓게 하겠는가?
저는 지금까지 국민이 가장 슬퍼하고 울부짖는 곳에 가는 사람이었어요. 모든 것을 잃은 재난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으로 살아왔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출동했던 것이거든요. 이제는 재난보다 한 걸음 더 앞서가서 재난이 발생하지 않게 환경을 바꾸고, 법과 제도를 바꿈으로써 국민이 미소 지을 수 있는 일상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한 순간에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알기 때문에 위협을 차단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다. 항상 머릿속에 되뇌고 있어요.
‘美소’는 각박한 현실 속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웃으며 살아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한 코너입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따뜻한 미소와 사람 냄새 풍기는 정치인 등 의 꾸밈없는 삶을 독자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tina@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영상제작=우동열 쿠키건강TV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