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박원순 청문회’가 될까.
김 후보자의 청문회는 오는 20일 진행된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피소 사실이 누출됐다는 의혹과 고 최숙현 선수 사건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고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2차 가해와 사자 명예훼손 등에 엄중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질의는 고 박 시장의 피소 사실이 경찰에서 유출됐는지 등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유출 의혹과 관련 공세를 벌일 방침이다. 고 박 시장의 전직 비서인 피해자 A씨는 지난 8일 오후 성폭력특례법(통신매체이용음란, 업무상위력추행) 위반과 형법상의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고 박 시장을 고소했다. A씨 측은 증거 인멸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 측에 보안 유지를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고소장 제출 직후 고소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고 박 시장은 지난 9일 오전 10시44분 서울시장 공관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 지난 10일 오전 0시1분 숨진 채 발견됐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고 박 시장 측에 고소 내용이 유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경찰 측은 “서울시나 고 박 시장 측에 피소 사실을 알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철인3종경기 유망주였으나 집단 괴롭힘과 폭력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 선수 사건도 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고 최 선수가 숨지기 전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음에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청문회에는 가혹행위 의혹을 받는 김규봉 경북 경주시청 철인3종경기팀 감독과 안주현 팀닥터가 출석한다. 여준기 경주시 체육회장과 해당 사건을 담당한 박찬영 경주경찰서 서장 등도 증인·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실무 현안도 산적해 있다. 앞서 참여연대는 김 후보자에게 경찰개혁 관련 구체 방안을 질의했다. 주 내용은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과 경찰위원회의 실질화, 국가수사본부 설치, 자치경찰제 도입, 정보경찰 폐지, 물대포 사용 규제, 집회신고 제도 개선 등이다. 참여연대는 국회 측에도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검증해달라고 요청했다.
자녀 군 복무 관련 의혹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동 미래통합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아들이 경찰청 의무경찰(의경)로 군 복무를 하며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을 내놨다. 김 후보자의 아들은 지난 2016년 2월 입대해 지난 2017년 11월에 전역했다. 69일간 외박을 다녀왔고 28일을 휴가로 사용했다. 이중 특별외박은 17일이다. 동기 평균 8.6일의 약 2배라는 지적이다.
김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토익점수 900점으로 2박3일, 한국사능력시험 1급 취득으로 2박3일, 훈련교관단 참여 유공 2박3일로 임의적이거나 특혜성 외박은 없었다”며 “성실하게 의경 복무를 했고 고된 근무를 자처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경남 합천 출신으로 경찰대 4기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문 대통령이 임명하는 마지막 경찰청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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